화면 돌돌 말리고 늘어나는 ‘롤러블폰’ 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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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올해 폴더블폰 출시가 봇물을 이룬 가운데 내년부터는 롤러블폰이 시장에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롤러블폰은 두루마리처럼 화면을 말고 펼칠 수 있는 단말기로,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폰보다 개발이 어려워 상용화가 쉽지 않고, 양산 초기엔 가격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중국의 오포와 TCL 등이 현재 롤러블폰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에 상용화된 롤러블폰이 나올 전망이다.

내년 상용화 목표로 개발 중
LG 시제품 생산 3월 공개 전망
삼성 ‘익스펜더블’ 특허로 주목
中 오포·TCL도 콘셉트 공개

네덜란드 IT매체 렛츠고디지털과 컨셉 크리에이터 저메인 스밋은 최근 나온 삼성전자의 롤러블폰 정보들을 종합해 렌더링 이미지와 영상, LG전자의 롤러블폰 이미지 등을 공개해 새 폼팩터(기기형태)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LG전자는 현재로선 삼성전자보다 한 발 앞서 롤러블폰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롤러블 TV를 선보였고,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으로 새 폼팩터 시장을 이끌 때 폴더블폰 개발보다 롤러블폰에 집중했다.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올 초 취임간담회를 통해 폴더블폰 후발주자가 되기보다 롤러블폰 개발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지난 9월 화면이 회전하는 스마트폰 ‘LG 윙’을 선보이면서 롤러블폰의 실루엣을 공개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국내와 유럽 특허청에 LG롤러블, LG슬라이드 등의 상표를 출원하면서 신형 단말기의 출시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현재 LG전자는 롤러블폰 시제품을 생산하고 마지막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르면 내년 3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전시회 ‘MWC 2021’을 통해 롤러블폰을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선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부문이 올해 3분기까지 2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롤러블폰이 실적 회복의 신호탄이 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도 롤러블폰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의 롤러블폰은 6인치의 스마트폰 화면을 3배까지 늘려 8인치 태블릿으로 사용할 수 있고, 화면을 왼쪽과 오른쪽으로 잡아당겨 늘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 디자인 전략회의를 하던 도중 롤러블폰으로 추정되는 단말기를 손에 쥔 모습이 국내외 언론에 공개됐다. 이 단말기는 좌우가 둥근 모습으로 화면이 말렸다가 펼쳐지기에 적합한 형태를 갖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익스펜더블’이라는 특허를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출원하면서 롤러블폰의 개발 사실을 우회적으로 알렸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롤러블폰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최근 오포는 롤러블폰 ‘오포X 2021’의 콘셉트 영상을, 올해 초 TCL도 슬라이딩 방식으로 확장되는 롤러블폰 콘셉트 영상을 각각 공개한 바 있다.

오포X 2021은 6.7인치 스마트폰 화면이 옆으로 7.4인치까지 확장되고, 시청 중인 영상 콘텐츠나 앱 화면 등도 자동으로 조정되는 형태다.

롤러블폰은 일부분만 접히는 폴더블폰과 달리 화면 전부가 말려야 하기 때문에 화면이 얼마나 잘 말리고 펼쳐질 수 있는지가 기술력의 관건이다. 또한 출시 초기엔 개발비 부담으로 인해 가격도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롤러블폰의 경쟁력은 얼마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와 적정한 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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