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효문동 기부천사’ 올해도 어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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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울산 북구효문동복지센터에 익명의 기부자가 전달한 후원물품. 울산 북구청 제공

해마다 11월이면 울산 북구를 찾는 익명의 ‘효문동 기부 천사’가 코로나19에도 8년째 선행을 이어가며 한파를 녹이고 있다.

29일 울산시 북구에 따르면 이달 24일 퇴근 시간이 지난 저녁 한 남성이 효문동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복지 담당 직원이 있냐”고 물었다. 마침 센터에 있던 복지 담당자는 이 남성을 한눈에 알아봤다. 지난해 이맘때도 센터 후문에서 1000만 원 상당 상품권이 들어 있는 검은 비닐봉지를 내밀었던 남성이었기 때문.

코로나19에도 8년째 선행
상품권·온열매트 등 기탁

남성은 담당 직원에게 “어려운 이웃을 위해 필요한 물건이 있는지” 물었고, 직원은 겨울철 복지시설이나 독거노인 등에 유용한 물품을 안내했다. 직원이 인적사항을 물었지만, 남성은 올해도 아무 것도 밝히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이틀 뒤인 26일 남성은 다시 복지센터를 찾아와 농협 상품권과 목욕용품 세트, 온열매트 등 1000만 원 상당 물품을 건넸다. 직원이 반가운 마음에 따뜻한 차 한 잔이라도 드리려 했지만, 남성은 그저 후원 물품을 “필요한 곳에 써달라”는 말만 남기고는 서둘러 밖으로 나섰다.

그는 2013년부터 매년 11월이면 효문동을 찾아 주유나 생활 상품권을 전달하고 있다. 2017년에는 500만 원 상당 주유 상품권을 기부했고, 2018년과 지난해에는 1000만 원 상당 농협 상품권을 지원했다. 효문동은 올해 기탁받은 상품권과 물품을 지역 사회복지시설 3곳과 저소득층 85가구에 전달할 예정이다.

권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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