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풍’에 속절없이 떨어진 PK 민주당 지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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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부산시장 보궐선거 판도를 완전히 바꿔 놓고 있다. 최근 부산·울산·경남(PK)의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율과 정당 지지도, 부산시장 보선 전망 등 모든 정치 지표가 급변했다.

가속도가 붙은 가덕신공항 건설 사업은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호재이다. ‘가덕의 위력’을 절감한 국민의힘이 뒤늦게 신공항 건설에 가세하긴 했지만 내년 4월 이전에 가덕신공항 특별법만 국회에서 통과되면 민주당은 엄청난 혜택을 입게 된다. ‘오거돈 굴레’에서 좀 벗어날 수도 있다.

추미애 장관 검찰총장 직무정지 처분 뒤
부울경 국민의힘 지지율 민주당 앞질러
일주일 새 민주당 11%P나 빠지며 역전
내년 시장 보선도 “야당 당선” 여론 높아


하지만 추 장관이 이런 ‘신공항 효과’를 단번에 뒤엎어 버렸다.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정지 처분 등을 내리자 PK 민심이 현 집권세력으로부터 급속히 돌아서고 있다. ‘추풍’(秋風·추미애 바람)으로 인한 PK 민심 이반이 ‘추풍낙엽’처럼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24~26일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PK지역 국정지지도는 36%에 불과했고, 부정평가는 그보다 20%포인트(P) 가까이 높은 54%였다. 부울경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33%)이 민주당(26%)보다 7%P 높았다. 이 기관의 정례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PK서 민주당을 앞선 것은 11월 들어 처음이다. 불과 1주일 전에만 해도 부울경에선 민주당(37%)이 국민의힘(28%) 보다 훨씬 인기가 높았다. 1주일 사이에 민주당은 11%P 빠졌고, 국민의힘은 5%P 올랐다.

특히 한국갤럽의 총 4회 여론조사를 합친 11월 전체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32%)이 국민의힘(27%) 보다 PK서 5%P 앞섰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 결과는 현 집권세력에게 상당히 충격적이다. 반대로 국민의힘 PK 정치권에겐 ‘기사회생’의 기회가 생긴 셈이다.

리얼미터/tbs가 23~25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국민의힘(34.2%)이 민주당(30.2%)보다 4.2%P 앞섰다. 민주당은 한 주 사이 PK에서 겨우 0.4%P 상승했지만 국민의힘은 2.2%P 올랐다. 김해신공항이 백지화된 2주 사이엔 국민의힘은 7.1%P 올랐고, 민주당은 변화가 없었다.

한국갤럽의 부산시장 보선 결과에 대한 기대수준 조사는 민주당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 내년 부산·서울시장 보선에서 ‘정부 지원 위해 여당 다수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29%)보다 ‘정부 견제 위해 야당 다수 당선돼야’는 답변(56%)이 부울경에서 배 정도 높았다.

이 같은 부울경의 민심 급변은 ‘추미애 효과’로 풀이된다. 이 기간 국민의힘이 PK에 우호적인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상황에서 추 장관의 ‘돌발 행동’이 부울경 민심 이반을 가속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5일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정지 평가 조사(리얼미터/tbs)에서 ‘잘한 일’(30.3%)이란 응답보다 ‘잘못한 일’(65.4%)이란 답변이 PK서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내년 부산시장 보선 때까지 ‘추풍’이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문 대통령이 여전히 함구로 일관하고 있지만 머잖아 ‘추-윤 갈등’이 정리될 확률이 높다. 벌써부터 여권 일각에서 ‘추·윤 동반 퇴진론’이 제기되고 있다. 최소한 문 대통령이 추 장관으로 인해 민주당이 부산시장 자리를 놓치게 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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