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X 타고 30분이면 ‘가덕’… 심야 비행도 여유롭게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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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신공항 이후 바뀌는 삶

항공기에 탑승하기 위해 승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김해국제공항 출국장. 부산일보DB

부산 서면에 직장을 둔 30대 김 모 씨. 금요일 근무를 마치고 짧은 해외여행을 가기로 한 그는 퇴근 직후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하고 도시철도를 탄다. 바로 옆 부전역으로 이동한 그는 예약 시간에 맞춰 가덕신공항행 동남권 메가시티 급행열차(MTX)에 몸을 실었다.

조금 전 출발했다 싶었는데, 어느덧 가덕신공항역이다. 사상역과 김해공항역, 가락역을 잠시 거쳐 부산신항을 지나 터널로 공항 지하로 들어오기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악명 높은 퇴근길 차량 정체도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김해공항에 가려고 도시철도, 경전철 타고 가는 시간보다 오히려 짧아진 느낌. 그는 여유롭게 캐리어를 끌고 터미널로 가는 무빙워크를 탄다.

대심도·철도망 개통 접근성 확대
24시간 운항으로 노선 대폭 증가
북새통 입국·수하물 고통 사라져

가덕신공항이 개항하면 시민 삶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접근 교통망이 모두 완성되면, 시민 모두가 미래의 김 씨처럼 가덕신공항의 장점을 톡톡히 누리게 된다. 여야의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부산·울산·경남 시민에게 멀게만 느껴졌던 가덕신공항은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가덕신공항이 열리면 김해공항에 노선이 없어 인천공항까지 가는 ‘악몽’을 겪지 않아도 된다. 가덕신공항은 최대 130여 노선 운항이 목표다. 인천공항의 경우 160여 노선이 운항 중이다. 급히 해외 출장을 갈 일이 생겨도 24시간 운항이 가능한 가덕신공항에서 어디든 떠날 수 있게 된다. 심야에 출발하는 항공편이면 저녁 식사 약속을 마치고 여유롭게 출발해도 좋다.

커퓨 타임(운항 제한 시간)으로 오전 6시 이후 도착 항공편이 몰리면서 수하물 찾는 데 두 시간씩 걸리고, 인천공항에 전날 도착해 캡슐 호텔을 찾던 건 추억이 된다.

미국 주요 도시에서 저녁 시간대에 출발해 새벽 4~5시쯤 부산에 도착하는 황금 노선도 부산으로 향할 수 있게 된다. 더는 나리타나 인천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가덕도는 멀어서 불편하다”는 주장도 옛말이 된다. 급행열차를 이용하면 부전역에서 20여 분, 울산 태화강역이나 진주에서도 한 시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다. 복선전철화가 되는 동해선과 부전~마산선을 활용하고, 가덕신공항 지하까지 새로 철도로 연결할 예정이다.

차량을 이용한 접근성도 크게 개선된다. 2027년 완공 예정인 사상~해운대 대심도와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가 ‘효자’ 노릇을 한다. 부산시청에서 시민공원 IC를 통하면 가장 빨리 갈 경우 28분이 걸린다. 울산과 동부경남권에서도 한 시간 이내면 가덕신공항에 도착할 수 있다. 시는 또 급행버스 등 가덕신공항으로 가는 다양한 대중교통 노선과 도심공항터미널 신설을 검토 중이다.

시 신공항추진본부 관계자는 “수도권의 경우 코엑스, 서울역, 광명역에 도심공항터미널이 있다. 부산 벡스코와 울산 태화강역, 또 필요하면 진주시에 도심공항터미널을 두면 훨씬 여유로운 공항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익 기자 r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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