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뷰] K-방역 브랜드, 해양에도 적극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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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선박건조금융법연구회장

금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시절을 우리는 참 잘 견뎠다. 조금 더 잘 견디고 나면 K-방역의 효과로 국격은 높아지고 수출도 많아져서,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될 것이다. 지금은 묵묵히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면서 다가올 호황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산업 분야도 있지만, 호황을 누리는 분야도 있다. 전자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후자는 성과를 최대화하자.

최근의 선박 대란은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물량의 회복세에 힘입은 것이다. 사람이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국에 부족한 것을 해외로부터 수입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여기에 재택근무를 하면서 필요한 가전제품, 그리고 사람을 만나지 않음으로써 비축된 자금이 소비로 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K-방역이 성공하여 상품 생산에 지장이 없다. 한국은 깨끗한 국가라는 이미지에 힘입어 가전제품 등 수출주문이 많이 늘어났다. 이렇게 늘어난 수출품을 실어 나를 선박이나 컨테이너가 부족하게 된 것이 선박 대란의 원인이다. 무역 관점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다. 우리가 지금과 같이 성공적인 K-방역을 유지하고 미국이나 유럽 등은 실패한다면 무역·해운·조선·물류 분야에 큰 기회가 올 것이다.


되살아날 크루즈 여행 미리 대비

충성도 높은 우리 정기선사 확대

물류회사 제3국 진출 규모 늘려

코로나 뒤 다가올 호황 준비해야


크루즈 산업을 다시 보자. 사람들이 당분간 크루즈를 타지는 않겠지만 상황이 좋아질 6개월~1년 뒤를 생각하자. 억눌렸던 크루즈 여행 수요가 되살아났음에도 우리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크루즈 산업은 성장하기 어렵다. 우리나라가 K-방역으로 깨끗하니까 외국 여행객은 한국 방문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기존의 크루즈선은 중앙식 통풍이라서 코로나19를 오히려 키워 버렸다. 이를 개인통풍장치로 만들어야 한다. 넓은 식당에 칸막이를 쳐서 대면접촉면을 최소화해야 한다. 크루즈선 자체가 방역체가 되도록 개조, 관리되어야 한다. 크루즈선에 환자가 발생하면 바로 처리가 가능하도록 육상에도 치료시설을 마련해야 한다.

크루즈선이 전염병으로 긴급피난을 요청하면 부산, 제주, 인천, 포항에서 의료, 식수, 식료품 등을 제공할 채비를 해야 한다. 이런 제도적 장치들이 법률로써 보장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크루즈선을 위한 K-방역 국가로 신뢰받아 크루즈선들의 모항이 될 수 있다. 크루즈선에서 여객 수천 명이 하선하면 경제적 효과가 상당할 것이다. 또한 이참에 크루즈 운항사를 육성, 이들이 직접운송인이 되도록 하면 지금처럼 전세선박을 이용하는 것보다 수십 배의 수입을 더 올릴 수 있다. 남해안에 연안 크루즈를 준비해서 워밍업을 할 필요도 있다. K-방역 덕분에 생긴 무형의 자산인 깨끗한 항구, 깨끗한 국가라는 이미지를 철저하게 활용해야 한다.

K-방역의 효과를 해운·조선·물류 산업의 매출 확대에 활용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이들 산업 매출은 각각 40조·30조·40조 원으로 총 100조 원 규모다. 현재 중국과 우리나라의 수출량이 늘어나고 있다. K-방역의 성공으로 인한 수출량의 급증으로 선박을 구하지 못한 국내 화주들은 수출입화물을 실어 나를 우리 정기선사들의 필요성에 공감하게 되었다. 현재는 북미행 수출물량의 20%만 우리 정기선사들이 실어 나른다. 우리 화주들이 우리 정기선사를 선호하지 않았기에 외국 정기선사들이 시장을 주도했다.

선박 대란으로 인한 높은 운임과 납기 맞추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주들은 충성도가 높은 우리 정기선사들의 필요성에 공감하게 되었다. 이제 우리 화주와 선사들은 장기운송계약을 더 많이 체결해 안정적인 운송을 하게 될 것이다. 북미행 수출물량의 50%를 우리 정기선사들이 실어 날라야 한다. 화주와 선주들이 힘을 합하면, 해운 매출은 2007년 달성했던 최고 매출 55조 원을 곧 회복할 것이다. 늘어나는 수요에 맞추기 위하여 우리는 선박과 컨테이너를 더 많이 보유해야 한다. 늘어난 수입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된 선사들이 신조선 건조를 늘려 가면, 우리 조선사들의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

늘어나는 수출 수요는 자연스레 통관·창고 보관·하역·운송과 같은 물류 수요를 창출해 우리 물류 기업의 매출을 늘리게 된다. 늘어난 국내 물류 수요로 경쟁력을 가지게 된 물류회사들은 제3국으로 진출해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 이렇게 하여 수년 내에 해운·조선·물류 산업에서 총매출 200조 원을 달성하자. GDP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위기가 기회다. 코로나19를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자. K-방역이라는 국가 브랜드를 철저히 활용, 해운·조선·물류 산업이 도약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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