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적으로 지쳤지만 정신적으로 희열 느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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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콜’ 주연 박신혜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희열을 느꼈어요.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죠.”

배우 박신혜(30)는 영화 ‘콜’과의 만남을 이렇게 회상했다. 이전과 다른 결의 캐릭터를 연기했고, 도전에 대한 만족감이 기대 이상이어서다. 다른 시간에 있는 두 여자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되며 벌어지는 이야기에서 그는 ‘서연’ 역을 맡아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풀어낸다. 코로나19 여파에 온라인 화상으로 만난 박신혜는 “내 안에 있는 다양한 표정과 감정을 솔직하게 끄집어낸 작품”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처음엔 수동적이었던 인물이
독기 품는 과정 세밀하게 표현
나를 믿어도 된다는 만족감과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얻어


박신혜가 그린 ‘서연’은 감정의 진폭이 큰 인물. 처음엔 수동적인 인물로 그려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거칠고 독기 어린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과거를 바꿔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려고 몸부림칠 땐 어느 인물보다도 날 선 표정을 과감히 보여준다. 박신혜는 “무미건조했던 캐릭터가 영숙이라는 인물로 인해 망가지는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담아내려고 했다”며 “완성하고 보니 새로운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튼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남이 아닌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던 작품”이라면서 “나를 믿고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는 만족감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박신혜는 서연의 감정 표현을 위해 과감한 외모 변화를 마다하지 않았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헤어 스타일과 메이크업, 의상 등 외적인 변화를 꾀했다고. 현재가 행복한 서연을 그릴 땐 긴 머리하고 단정한 옷을 입었다면, 불안한 상황일 땐 단발머리와 어두운 색상의 의상으로 캐릭터를 꾸몄다. 박신혜는 “방어적인 캐릭터가 공격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려면 외적인 변화도 중요할 것 같았다. 외모에 변화를 주는 건 두렵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어요. 소리를 지르거나 울분을 토해내는 감정을 찍을 땐 체력적으로 많이 지쳤지만, 정신적으로는 오히려 희열을 느꼈죠. 그때의 감정이 그리워 다음 작품을 찾을 정도로 현장이 너무 즐겁고 행복했어요.”

영화는 과거를 바꾸려는 ‘서연’과 미래를 바꾸려는 ‘영숙’의 대결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박신혜는 “이 영화의 소재는 과거와 미래가 바뀌는 ‘타임워프’이다”라며 “시간을 통해 상황을 바꿨을 때 그 결과를 어떻게 감당해내야 할지를 다룬 살아있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영숙’ 역을 맡아 광기 어린 감정을 표출하는 전종서와 박신혜의 연기 호흡을 보는 건 영화의 묘미다. 박신혜는 “전종서 씨가 연기를 소름 돋게 잘한다. 이런 에너지를 발산하는 친구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영화 속 모습과는 달리 실제로는 귀엽고 애교도 많다”며 “사랑스럽고 똑똑하고 영민한 친구였다. 전종서 씨의 연기를 보면서 저도 많이 배웠다”고 강조했다.

이 영화는 올 3월 극장 개봉을 준비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공개를 연기하다 결국 넷플릭스 행을 택했다. 박신혜는 지난달 27일 극장이 아닌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 공개된 데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의 영화 팬들에게도 영화를 선보이게 된 점은 다행”이라면서 “한시라도 빨리 보여주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했다. 앞으로의 소망도 곁들인다. “사람과 사람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30대가 느끼는 감정을 소탈하고 잔잔하게 풀어낼 수 있는 작품 말이에요.(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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