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준3단계 거리 두기, ‘안전한 부산’ 위해 인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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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맞아 코로나19 검사가 줄었지만 신규 확진자는 줄어들 줄을 몰라 지난 30일도 400명대를 기록했다. 음악실, 에어로빅 교습소, 탁구장, 학원, PC방, 사우나 등 코로나는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다양한 다중이용시설에서 발생한 소규모 감염은 곧장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죽했으면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앞으로 1∼2주 뒤 하루 확진자가 1000명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했을까. 방역당국 책임자가 하루 확진자 1000명대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충격적이다. 코로나 3차 유행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는 판국이다.

향후 1∼2주 뒤 하루 확진자 1000명 전망
부산, 연일 수십 명 확진 입원할 병상 없어
수험생 안전 위해 수능 때까진 멈춰 서야

어느새 부산은 수도권보다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해졌다. 지금까지 초연음악실 관련 확진자만 120여 명에 달한다. 지난달 24일부터 두 자릿수 확진이 이어져 6일 동안 150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졌다. 부산지역의 자가격리자는 이미 4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지역의 확진자 급증으로 병상이 부족해지자 방역당국이 확진자 20명을 대구로 이송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동안 부산에서 대구지역의 확진자를 받아 치료해 주긴 했지만 병상이 모자라 다른 지역으로 확진자를 이송하는 사태는 처음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제는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원양어선에서 러시아 선원 22명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부산에는 이제 입원할 병상이 없다. 부산시 역학조사가 확진자 수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는 가운데 수능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초유의 위기 상황을 맞아 부산시가 1일부터 수능일인 3일까지 준3단계 거리 두기에 들어가기로 한 결정은 시의적절했다. 변성완 부산시 권한대행은 ‘코로나19 호소문’으로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나섰다. 부산시가 감염 우려시설에 대한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점검인력을 확대해 3단계 수준으로 방역을 대폭 강화하겠으니 시민들도 동참해 달라는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 확산세가 뚜렷한 지자체들에게 1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로 격상을 권고했지만, 부산시는 3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더 치고 나갔다. 거리 두기 3단계는 감염병의 ‘대규모 유행’에 해당한다.

오늘부터 10인 이상 모임 금지, 스포츠 행사 금지, 공공 다중시설 운영 및 고위험군 민간 다중시설 운영 중단, 학교 및 유치원 원격 수업 또는 휴업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 부산시의 갑작스러운 거리 두기 격상으로 일선 현장에서는 당황하는 기색이다.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자영업자들의 영업 손실도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수능은 학생들에게 일생일대의 중요한 순간이다. 특단의 조치 없이는 수험생의 안전한 시험을 지켜 줄 수가 없다는 시의 설명에 공감한다. 수능이 치러지는 3일까지 ‘안전한 부산’을 위해 시민들의 인내는 불가피하다. 현재 위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면 오랫동안 공들인 노력과 희생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지금은 모든 부산시민이 3단계 거리 두기에 동참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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