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B등급’ FA 이대호 얼마에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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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FA 시장에 등급제가 도입되면서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왼쪽부터 롯데자이언츠 이대호, 기아 타이거즈 양현종, 두산 베어스 최주환과 허경민. 연합뉴스

올 시즌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에 자유계약(FA) 선수 ‘등급제’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야구계에서는 몇몇 대형 스타선수만 이동하던 FA시장에 등급제가 도입되면서 선수 수급에 숨통을 틔워줄지 기대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25명의 FA 선수 명단을 발표하며 A, B, C로 나눈 등급을 함께 공개했다. 등급은 선수가 받은 최근 연봉을 기준으로 소속 구단 내 상위 3위 안이거나 전체 선수 중 30위 이내는 A등급, 구단 내 4~10위 혹은 전체 31~60위권은 B등급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이번에 도입한 FA 등급제는 해당 선수 연봉과 나이 등에 따라 원소속 구단에 금전적 보상을 하고, 유망주를 내줘야 하던 기존 기준을 낮춘 것이 핵심이다.

첫 적용 ‘FA 등급제’ 최대 변수
대상 25명 명단·등급 공개
재자격 스타 선수 B등급 분류
금전·선수 보상 기준 대폭 완화
시장 활성화·전력 평준화 기대
‘핵심 7명’ 두산 전력 유출 비상
수입 준 구단들 지갑 열지 주목

A등급은 기존과 같이 연봉의 300% 또는 연봉 200%와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 1명 보상을 유지한다. B등급부터는 연봉 200% 또는 연봉 100%와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 1명 보상으로 보상 기준을 낮춘다.

이에 따라 롯데자이언츠 이대호를 비롯해 최형우(기아), 양현종(기아), 차우찬(LG) 등 스타 선수들이 대거 B등급으로 분류되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구단들은 코로나19로 수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비용 부담은 줄고, FA 시장을 통한 베테랑 영입은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3년간 FA 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며 4명만 이적에 성공했다.

1일 야구계 관계자는 “본인의 기대만큼 등급을 못받은 선수는 아쉬움을 가질 수 있다”면서도 “구단의 부담을 줄이면서 리그 전체의 전력을 평준화하고, 선수는 출전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롯데 이대호의 거취. 이대호는 두 번째 FA 때문에 B등급을 받았지만 다른 구단들이 선뜻 영입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KBO 최고 연봉자이기 때문에 이적할 경우 원소속인 롯데에 25억 원을 보상해야 하는 것은 각 구단에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협상의 주도권은 롯데가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6년간 ‘두산 왕조’를 이끈 두산 베어스의 핵심 멤버들이 대거 FA 시장에 나온 것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산은 A등급 선수가 6명이나 올라온 만큼, 보낼 선수는 보내고 그 자금으로 새 선수를 영입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 히어로즈가 7년만에 FA 시장에 참가할 것인지도 볼거리다. 키움은 지난 2012년 LG로 트레이드했던 이택근을 50억 원에 데려온 이후 FA 영입은 없었다. 그러나 김하성의 메이저리그(MLB) 진출 가능성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핵심 선수인 김하성의 이탈로 전력보강이 시급한 데다 MLB 진출 때 받게 되는 이적료로 실탄을 든든하게 장전할 수 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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