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툭하면 가덕신공항 ‘몽니’ 주호영, 공당의 원내대표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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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연일 가덕신공항에 딴지를 걸고 있다. 1일 ‘가덕신공항 적정성 조사에 사용’이라는 부대의견을 다는 조건으로 20억 원의 예산을 편성키로 한 여야 합의는 하루 만에 깨지고 말았다. 주 원내대표가 부대의견을 달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혀서다. 덩달아 예산안 처리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물론이다. 국민의힘은 당 구성원들의 합의된 의사에 따라 움직이는 엄연한 공당이 아닌가. 주 원내대표의 의중에 따라 여야 합의가 손바닥 뒤집듯 손쉽게 번복되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그는 여전히 신공항의 특정 입지를 확정하는 데 대해 절대적인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의 이해할 수 없는 이런 ‘몽니’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TK 여론만 대변하는 행동 옳지 않아
지역 반목 넘어 상생 방안에 주력을

지난 2016년 6월 24일을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의 김해신공항안이 나온 직후였는데, 주 원내대표는 국회 국토교통위에서 김해신공항안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국토교통부 장관을 매섭게 다그치는 모습은 당시 국회 상임위 활동을 담은 동영상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김해신공항안을 “신의 한 수”라며 적극 두둔하고 정치 공세를 강화 중인 지금의 행보를 보고 있노라면 기가 막히다 못해 실소가 나온다. 해당 영상에는 김해신공항 V자 활주로 방안이 이미 2012년 한국교통연구원이 진행한 연구에서 ‘불가’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도 나온다. 이를 알면서도 현재 김해신공항을 두둔하는 건 전형적인 이율배반, 자가당착이다.

주 원내대표의 노골적인 반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정 이후 그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비판의 목소리를 연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0일 같은 당 소속 부산지역 의원들의 가덕신공항 특별법 발의를 강하게 질책한 데 이어 “(가덕신공항을) 적극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국민의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입장과도 대립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오거돈 성추행 선거에서 신공항 문제로 바꾸기 위해 국가 이익과 국가 정책은 안중에도 없다”는 말이 이때 나왔다. 이런 왜곡된 인식은 보수 중앙지의 지면에 그대로 반영되기까지 했는데 실로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지역 연고를 두고 있다고 하지만 공당의 원내대표가 지역구 의원인양 행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책 사업을 놓고 부울경(PK)과 대구·경북(TK) 사이에 당내 갈등이 생기면 합리적 조정을 통해 의견을 모으는 것이 원내대표가 해야 할 일이다. 제1야당의 역할과 노력이 절실한 시점에 원내대표가 중심을 잃고 TK만 대변하는 듯한 행동을 보여서야 되겠는가. 코로나19 사태라는 시대적 재난에다 산적한 민생 현안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국민의힘이 공당이라면 당 구성원의 온힘을 모아 응당 모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이제는 지역 갈등과 반목에서 벗어나 영남권 전체가 상생하는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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