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인재들로 이룬 부산 시총 1위 ‘리노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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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윤 리노공업 대표

잘 나가는 상장 기업들을 제치고 부산 시가총액 1위 자리에 등극, 반 년 가까이 지속해 온 리노공업(대표 이채윤)을 향한 관심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주목할만한 사실은 리노공업의 시총 선두 기간이 상당히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리노공업 약진의 배경이 뭘까.

2001년 코스닥 시장에 진입한 리노공업은 부산에서는 드문 반도체 업종에 속한 기업이다. 부산 미음산단에서 반도체 테스트 장비인 프로브(PROBE) 핀과 이 제품의 패키지 성격인 소켓을 제조·판매하며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관련 시장을 장악해 왔다. 시장에서는 ‘프로브 핀’보다 ‘리노 핀’이라 부를 정도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 독보적 기술력
눈부신 실적 5개월 넘게 지역 정상

리노공업의 시총은 올 들어 비약적으로 커졌다. 6월 BNK금융지주 시총을 뛰어넘은 리노공업은 지난달 30일까지 5개월 넘게 부산 시총 1위 자리를 지켰다. 종가로는 연중 최고가를 찍은 올 8월 6일 14만 2500원을 기록, 시총이 2조1720억 원에 달했다.7월 28일 16만 8000원으로 장중 최고가를 기록했을 때는 2조 5607억 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5년간 리노공업 시총 추이를 보면 올해 성장이 얼마나 빨랐는지 잘 나타난다. 리노공업 시총은 연말 기준으로 2016년 6607억 원, 2017년 8764억 원, 2018년 7171억 원, 지난해 9800억 원 등을 기록했으니 시총만 놓고 볼 때 올해 2.5배 안팎의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리노공업은 해외 투자자들이 더 높이 평가한다. “우리 회사는 외국인들이 더 알아줍니다. 외국인들이 회사 성장성을 보고 투자에 나서는 거죠.” 리노공업의 외국인 지분은 42% 수준에 달한다.

실적 역시 눈부시다. 2014년 934억, 327억이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1703억, 641억으로 배가량 커지는 등 매년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영업이익률이 30~40%를 오르내릴 정도로 뛰어나다. “20년 전엔 일본 기술 베끼는데 애를 썼지만 그동안 꾸준히 우리만의 제품을 만들어 가진 덕분입니다.” 이 대표는 리노공업의 최대 경쟁력을 직원 개개인의 숙련도와 노하우를 꼽았다. 이 대표는 “수도권 대학 출신 직원은 아예 없고, 모두 부산 지역 대학 인재들이 와서 이룬 성과”라며 “입사하면 교육 기간만 2년이 넘을 정도로 내부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직원 500여 명의 근속연수는 10년이 넘고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도 150명가량 된다. 이들 ‘붙박이’ 직원들이 오랜 기간 쌓은 기술로 성장을 이뤄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 회사의 직원 평균 연봉은 6500만 원에 육박하는데 부산 제조업체로는 최상위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리노공업은 반도체 분야를 넘어 의료 업계, 자동차 산업 등 새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반도체 업종 특유의 고밀도·초정밀 기기를 만들어내는 기술력은 전자 부품 사용이 크게 늘어나는 여러 분야 진출도 가능하게 했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만 올해 200억 원가량의 매출을 기대한다.

리노공업만의 경쟁력은 후발 경쟁업체의 추격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기술적으로 비슷한 제품을 생산한다고 해도 하루 아침에 우리 만큼 이익률을 낼 수는 없다”면서 “직원들과 함께 계속 성장하는 기업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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