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이대호 선수. 연합뉴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인 이대호(롯데자이언츠)가 최근 불거진 협회장 판공비 논란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대호는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수령하는 협회 판공비를 6000만 원으로 ‘셀프 인상’ 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대호는 “2019년 2월 약 2년간 공석이던 회장을 선출하자는 의견이 나왔으나 후보로 거론되던 대부분의 선수가 운동에 집중하겠다며 난색을 표명했다”며 “이에 회장직 선출에 힘을 싣고자 회장 판공비 인상에 대한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판공비 인상 결정은 본인의 회장 취임 이전에 결정된 사항으로 그가 자신의 판공비에 대해 스스로 인상 결정을 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선수협은 지난해 3월 18일 개최된 임시 이사회에서 기존 연간 판공비를 2400만 원에서 6000만 원으로 증액했다. 협회 규정상 판공비는 개인 계좌로 입금하고, 회장이 사용 내용을 증빙할 의무도 없다.

이대호는 이사회 직후인 그해 3월 25일 회장직에 올랐다. 그는 “운동만 하던 선수들이다 보니 회장직을 맡는 것을 모두 꺼리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리에 모였던 선수들이 제안해 가결된 일”이라며 “만약 2019년 3월 19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회장 선거에서 제가 아닌 다른 선수가 당선됐다면 그 선수가 회장으로 판공비를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프로야구 최고 연봉 선수이자 선수 권익보호를 담당하는 선수협 회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대호는 “당시 이사회 결의 과정에서 좀 더 깊게 생각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는 사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지훈 기자 lion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