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세계 예술 도시 심층적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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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도시 두번째 예술 / 노명우

은 사회학자 노명우의 세계 예술 여행기다. ‘두 번째’라는 말은 심층적으로 파고들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저자가 보기에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그 도시를 유일무이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정신적 대기(大氣)를 감지하는 거란다.

15세기 피렌체는 휘황찬란한 예술 도시였다. 피렌체에 공화정이 들어섰을 때 광장에는 미켈란젤로의 조각 ‘다비드’가 섰다. 신정정치의 골리앗을 넘어뜨린 젊은 영웅이 다비드였다. 그리고 메디치 가문이 복귀했을 때 광장에는 괴물 카쿠스를 짓누른 헤라클레스 동상이 세워졌다. 두 조각상이 나란히 서 있는 곳이 지금의 피렌체다.

궁정 후원으로 성장한 피렌체 예술과 달리 빈 예술은 궁정 후원을 거부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런 혁명을 시도한 이가 모차르트였다. 모차르트의 혁명은 빈 예술의 분리파 정신으로 이어졌단다. 파리에서 예술은 새로운 것이 낡은 것을 끊임없이 대체하는 모더니티 정신의 구현이었다. 공모전을 거부한 인상파 화가들, 또 부르주아의 것이라면 무엇이든 거부한 보들레르 등이 그 정신의 구현이었다. 이런 정신적 대기가 아직도 그 도시를 휘감고 있다. 책에서는 선사 동굴 그림이 있는 프랑스 론강 계곡, 로마제국의 새 수도가 됐던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 바그너가 연주되던 베를린 등이 나온다. 노명우 지음/북인더갭/436쪽/2만 원. 최학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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