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몰’ 비싼 운영 수수료, ‘거래 활성화’ 발목 잡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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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제품을 판매하는 ‘동백몰’ 메인 화면. 부산일보 DB

부산 소상공인들의 온라인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된 지역 상품몰 ‘동백몰’이 개장 1주일째를 맞는 가운데 운영 수수료가 과다하다는 문제 제기가 나온다. 동백몰이 국내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운영 수수료 인하가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동백몰은 부산 소상공인의 다양한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쇼핑몰로 부산 지역 화폐인 ‘동백전’ 사용처를 높이기 위해 지난달 25일 운영에 들어갔다.

54개 업체 1654개 제품 취급
수수료, 상품 판매액 8% 수준
인천·경남 등에선 0% 사례도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 ‘경쟁자’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54개 업체가 동백몰에 입점, 1654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약 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점에 성공했다. 동백몰 입점을 신청한 업체는 총 254곳이었다. 농·축산물, 생활용품, 의류, 가전 등 판매 업종도 다양한 편이다.

그러나 지역 소상공인들 사이에 ‘동백몰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는 전망이 벌써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문제 삼는 대목은 동백몰 운영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으로 비싼 운영 수수료가 시장 외면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동백몰 운영 수수료는 상품 판매금액의 8% 수준이다. 인천, 경남 등 다른 시·도의 경우 소상공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운영 수수료를 받지 않는 사실과도 대비된다. 또 동백몰 운영 수수료는 민간 전자상거래 업체와 비교해도 비슷하거나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쿠팡, 11번가 등 국내 대표 오픈 마켓들의 운영 수수료도 8~15% 정도다.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들 간에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동백몰이 소비자의 주목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비관적 시선도 있다. 일부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운영 수수료 인하 등 보다 많은 혜택을 지역 소상공인에게 제시하고 있다. 온라인 판로가 넓은 대형 업체의 수수료와 혜택이 동백몰과 별반 차이가 없다면, 소상공인이 굳이 동백몰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특히 동백몰의 운영 수수료 정책은 정부 정책 방향에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 소상공인들 주장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등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장기적으로 카드 결제 수수료를 낮추려고 나서고 있다.

따라서 지역 소상공인들은 동백몰 안착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운영 수수료를 2~3%대로 낮출 것을 요구한다.

이정식 (사)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장은 “쿠팡 등 거대 기업들이 부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소상공인들에게 보다 좋은 혜택을 제시한다고 들었다”며 “그런데 소상공인을 위한 동백몰이 높은 운영 수수료를 유지하면 소위 대형 업체들과 ‘게임’이 될지 의문이 든다. 또 카드 수수료 인하를 추진하는 정부 정책 방향과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고객센터 운영비, 상품기획 인건비, 인터넷 회선료, 프로모션 행사비 등 쇼핑몰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경비를 목적으로 운영 수수료를 받는다”며 “운영 수수료가 없으면 또 세금으로 충당해야 해 고심 끝에 현재의 수수료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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