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콘크리트 지지율’ 40% 붕괴… ‘추 - 윤 사태’에 싸늘해진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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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추-윤 갈등’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3일 청와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 구성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37.4%를 기록하며 리얼미터 조사 기준, 처음으로 40%대가 무너진 것으로 3일 드러났다.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조국 사태’ 당시인 41.4%보다 더 낮은 수치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이 정권 차원의 부담으로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또한 더불어민주당도 직격탄을 맞아 4년 만에 지지율이 30%대 밑으로 급락하며 1위 자리를 국민의힘에 내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11월 30일부터 12월 2일까지 실시한 주중 집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가 전주 대비 6.4%포인트(P) 떨어진 37.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리얼미터 국정운영 평가 조사
문, 37.4%… 정부 출범 후 최저
부정평가는 57.3%로 급상승
첫 20%대 민주당도 덩달아 하락
일부선 ‘추 명퇴론’까지… 위기감
여 ‘집토끼’ 끌어안기 행보 집중

반면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5.1%P 급등한 57.3%로 문재인 정부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차이 또한 19.9%P로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리얼미터 조사 기준으로 이른바 문 대통령 ‘콘크리트 지지율’이라고 불리던 40% 선이 무너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역별로 살펴봐도 전주 대비 긍정평가 비율은 부산·울산·경남(10.4%P↓)을 비롯해 대전·세종·충청(14.9%P↓), 광주·전라(13.9%P↓) 등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했다.

민주당 지지율도 덩달아 내리막길을 보이며 전주 대비 5.2%P 내린 28.9%를 기록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건 문 대통령 집권 이후 처음으로 이번 조사에서는 국민의힘(31.2%)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해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부산·울산·경남에선 민주당(22.2%)과 국민의힘(38.5%) 지지율 격차가 16.3%P까지 벌어졌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윤 총장 직무배제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진영 간 대립으로 보일 수 있지만, 호남과 진보층에서 지지율이 하락한 것을 보면 진영 내 갈등과 이탈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를 두고 민주당과 청와대에서는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이다. 다만 당 일부에서는 위기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윤 총장 거취와는 별개로 추 장관에 대한 당 부담이 상당하다”며 “일각에서 명예 퇴진 이야기까지 나오는 만큼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이 ‘집토끼’ 끌어안기의 일환으로 ‘입법 드라이브’에 나섰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3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공정경제 3법 등 개혁법안을 9일까지 처리하겠다”며 “K뉴딜 입법으로 미래전환을 하고 사회적 포용성 확대를 위한 관련법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여당의 역할’을 강조함과 동시에 입법 독주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야당과의 협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국민께서 부여한 책임 여당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또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없었지만 당연한 결과였다는 반응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회의를 마친 후 “최근 부동산 정책이나 세금 등으로 국민 불만이 많이 고조된 상황”이라며 “윤 총장에 대한 핍박을 국민이 납득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나 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대여 공세도 계속됐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권이 하는 일마다 사고를 치고 있다”며 “잠시 숨을 들이켜고 멀리 봐라. 나라가 얼마나 혼란스럽고 도탄에 빠져 있고, 얼마나 분열돼 있는지 보일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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