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조선소 멈췄다…동료 11명 연쇄 감염, 통영까지 초비상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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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도시’ 경남 거제가 심상찮다. 우려했던 대형 조선소 내 집단감염이 현실화하면서 지역사회가 초긴장 상태다. 연거푸 확진자가 발생한 조선소는 지난 주말부터 ‘셧다운’ 됐고, 상황에 따라 조업 중단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거제시에 따르면 6일 오후 5시 기준 대형 조선소발 코로나19 감염자가 11명으로 늘었다. 최초 감염자는 지난 4일 오후 확진된 사내 협력사 소속 40대 남성(거제 49번)이다. 이 남성은 같은 날 오전 양성 판정을 받은 여중생(거제 48번)의 아버지다. 48번은 진주지역 중학교 재학생으로 주중에는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다 주말이면 부모가 있는 거제로 와 자택에 머물렀다. 2일 수업 중 발열, 인후통 증상이 나타났고, 4일 부녀가 모두 확진됐다.

문제는 49번 확진자가 다니는 직장이다. 조선업 특성상 조업 중 접촉이 불가피한 데다, 통근버스나 식당 내 밀집도도 높다. 49번 확진자는 최근까지 매일 오전 6시 40분 통근버스를 타고 출근했고, 점심은 사내 식당에서 해결했다.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됐다. 49번 확진자와 접촉한 동료들이 줄줄이 확진됐다. 거제시와 조선소 측은 확진자 발생 직후, 동선이 겹치는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자 2500여 명을 조기 귀가시키고 자가격리했다. 이와 함께 조선소 내 체육관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밀접접촉자 36명을 포함한 동선노출자 441명을 전수 검사했다. 이 과정에 3명(거제 50~52번)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나머지 438명이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한고비를 넘기는 듯했다. 하지만 5일 오후 검사 대상이 추가 확진자 3명의 접촉자로 확대되면서 밤사이 7명(거제 53~59번)이 더 확진됐다.

검사 대상이 늘어나는 만큼 직장 내 집단감염을 넘어 지역사회 유행으로 번질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소 측은 지난 5~6일 조선소 내 모든 작업을 중지하는 ‘셧다운’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무더기 확진이 발생하면서 7일도 조업 중단하기로 했다. 재가동 여부는 확산 추세를 고려해 판단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 매출 10조 원을 기준으로 하루 생산 차질 손실이 1곳당 300억 원 상당에 달한다”고 전했다.

거제와 이웃한 통영시도 덩달아 비상이다. 조선소발 감염자 11명 중 2명(50번, 53번)이 통영시민이다. 통영에 자택을 두고 거제지역 조선소로 출퇴근하는 노동자는 줄잡아 3000여 명. 대부분 회사에서 제공하는 통근버스를 이용한다. 통영시 관계자는 “53번 확진자에 대한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며, 지역사회 감염이 없도록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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