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공공기관 공채 필기 ‘한날한시’ 치른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내년부터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의 필기시험이 통합 실시된다. 7월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교통공사 채용 필기시험. 김경현 기자 view@

내년부터 부산시가 산하 공공기관 공채를 진행할 때 필기시험을 통합해 실시한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필기시험을 보는 것이다. 채용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인력 수급을 체계적으로 조절하기 위함이다. 다만 도입 초기 눈치작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며, 일부 취업준비생들의 혼란도 예상된다.

내년 상반기부터 통합 실시
필기 이후 전형은 기관별 진행

6일 부산시는 2021년 상반기부터 시 산하 공공기관의 필기전형을 통합해 실시한다고 밝혔다. 다른 공공기관에 응시한 지원자들이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필기시험을 보는 것이다. 전국적으로는 경기도와 제주도, 광주 등이 이와 유사한 통합채용 제도를 실시한다.

필기시험 가운데 절반가량은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기반으로 한 공통문제다. 나머지는 해당 공공기관의 특성을 반영해 관련 지식을 묻는 문항으로 출제될 예정이다. 시는 필기시험 문제를 전문업체에 위탁해 출제할 방침이다.

필기시험 이후 전형은 각 공공기관에서 맡는다. 지원자들은 해당 공공기관의 일정에 맞춰 심층면접 등 추후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앞으로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차례씩 이 같은 통합채용이 시행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시 산하 공공기관 채용 과정에서 간혹 부적절한 일들이 있었는데 통합채용을 통해 이를 방지하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나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종합적인 계획 수립으로 인력수급이 더 체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득점자의 독식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대다수 수험생들에게 채용의 기회는 확대된다”고 덧붙였다.

부산시 산하 지방공기업 6곳과 출자·출연기관 19곳 등 25개 기관이 모두 대상이다. 다만 출자·출연기관은 채용 규모가 비교적 작고 시기도 비정기적이라 주 대상은 지방공기업이다. 기본적으로 일자리가 부족한 데다, 안정성과 급여 등을 고려해 시 산하 공공기관 채용시험은 지역 취준생들에게 큰 관심사다. 대표적으로 부산교통공사는 올해 신입직원 670명을 뽑는데 2만 8767명이 지원해 43 대 1이라는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 채용 변화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취준생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부산에서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하는 졸업생 김 모(28) 씨는 “코로나19로 취업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특정 공공기관 한 곳만 준비하는 취준생이 어디 있겠느냐”며 “가능한 한 많은 곳에 지원을 해야 하는데, 통합채용으로 인해 기회가 줄어드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반면 취준생 최 모(27) 씨는 “기업마다 필기시험 난도나 분야가 들쑥날쑥해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마치 수능처럼 하나로 통합되면 준비하기 편할 뿐 아니라 훨씬 공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