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토 변창흠, 신공항 관점에선 김현미보다 ‘우군’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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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으로 재임하던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임으로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내정됨에 따라 검증 결과 발표 이후에도 가덕신공항 건립에 소극적인 국토교통부 입장이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변 후보자는 지난 4일 개각 발표 후 김해신공항 백지화 등 현안에 대한 언론 물음에 “아직 잘 모르는 사안”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주택 문제에 진보적인 시각을 가진 ‘부동산 전문가’인 그가 교통·항공 정책 현안에는 즉답을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보적 시각 토지주택 전문가
김해신공항 질문에 즉답 피해
대선 문 캠프 정책 수립에 참여
“가덕신공항 힘 보탤 것” 우세
야, 과거 발언 등 청문회 정조준
입장 정리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


지역 정치권에서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을 지낸 변 후보자가 지역발전 관점에서 공항 문제에 접근할 경우 가덕신공항 건립에 든든한 ‘우군’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청와대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은 변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국민적 염원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안전한 24시간 관문공항인 가덕신공항은 물류 허브로서 동남권 도약의 발판으로 기대되는 메가 정책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가덕신공항 특별법을 통해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균형발전 및 지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동남권을 아우르는 물류·여객 중심의 관문공항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명시한 바 있다. 변 후보자가 세종대 교수 시절인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지지 선언에 참여했고, 지난 대선 때도 문 캠프 정책 수립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가덕신공항 드라이브에 반대하기보다는 힘을 보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만약 변 후보자가 총리실의 검증 내용을 거듭 확인하고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김해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공식 의견을 밝힐 경우 가덕신공항 추진은 날개를 달 수 있다. 민주당의 가덕신공항 특별법 내년 2월 국회통과 목표 실현에도 청신호로 비친다. 이럴 경우 국토부가 검증 결과에 대해 김해신공항 백지화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만 가덕신공항 관련 예산과 특별법을 추진하겠다는 국민의힘이 더 이상 가덕신공항을 막아설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국토부가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매듭지은 이후에야 다음 ‘스텝’을 밟겠다고 사실상 버티고 있다. 국토부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이헌승(부산진을) 의원은 “국토부가 가덕신공항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밝히는 것이 관문공항 추진에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물론 공항 관련 전문가가 아닌 변 후보자가 취임 초반 국토부 ‘항공 관료’에 둘러싸일 경우 “검증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다”는 기존 국토부의 태도 변화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일부에선 변 후보자가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대구 능인고를 나온 ‘TK(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점이 다소 공교롭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에서 변 내정자의 인사 청문을 앞두고 과거 발언과 함께 부동산 자산 축소신고,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한 의혹 등을 벌써부터 정조준한 터라 가덕신공항에 대한 입장 정리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은 변 후보자가 올해 3월 재산공개에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 1채를 신고하면서 가액을 5억 9000만 원으로 적은 것을 두고 ‘축소신고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변 내정자와 함께 행정안전부 장관에 민주당 전해철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에 권덕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 여성가족부 장관에 정영애 한국여성재단 이사를 각각 내정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진영 행안부 장관 후임으로 내정된 전 후보자는 3선(19∼21대) 의원이다. 권덕철 후보자는 행정고시 31회 출신으로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 기획조정실장, 차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정영애 후보자는 여성단체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균형인사비서관, 인사수석을 지내면서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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