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예능 속 ‘여성 캐릭터’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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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원’의 엄지원(왼쪽)과 ‘며느라기’의 박하선. tvN·카카오M 제공

콘텐츠 속 ‘주목받는’ 여성 캐릭터가 달라졌다. 현실을 솔직하게 그린 이야기가 대중에게 인기를 끌면서 기존의 틀을 깬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드라마 ‘산후조리원’의 주인공은 막 아이를 출산한 ‘늦깎이 산모’다. 마흔둘 초보 엄마가 산후조리원에 입소한 뒤 벌어지는 일을 담았는데, 참신한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평을 받았다. 워킹맘 주인공 ‘현진’은 물론이고 육아의 여왕 ‘은정’, 비혼맘 ‘루다’ 등 다양한 결의 캐릭터가 가득 등장해서다. 모두 산후조리복을 입고 ‘수유’를 중심에 둔 엄마들이지만, 알고 보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캐릭터들의 면면을 다채롭게 풀어냈다. 카카오M이 내놓은 웹드라마 ‘며느라기’ 속 캐릭터도 눈에 띈다. 새내기 며느리와 요즘 세대에 적응해가는 시어머니 등이 주인공이다. ‘새댁’이 된 며느리를 주인공으로 세워 현실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을 카메라에 담았다. 시댁에 잘 보이고 싶은 초보 며느리 ‘사린’과 자신의 길을 가는 큰 며느리 ‘혜린’의 차이를 보는 재미도 있다.

드라마 산후조리원·며느라기
예능 나는 살아 있다·노는 언니
뻔한 틀 깨고 활동 영역 확대

눈에 띄는 건 기존의 고부갈등을 다룬 기존 작품들과 캐릭터의 결이 다르다는 거다. 이전엔 상식 밖의 며느리와 시어머니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야기를 자극적으로 풀어냈다면,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 주변의 평범한 여성이 등장하고, 일상 속 아이러니한 상황을 다룬다. 대중의 반응도 좋다. 매회 평균 100만 뷰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속 주목받는 여성 캐릭터도 변하고 있다. 남성 MC를 뒷받침하는 역할이 아닌 여성 출연진의 솔직하고 주체적인 모습을 담은 예능이 인기를 끈다.

tvN ‘나는 살아있다’에는 박은하 교관을 필두로 방송인 김성령, 김민경, 이시영, 오정연 등이 나온다. 이들은 생존 훈련에 나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고 트라우마를 극복한다. 11m 외줄 오르기와 케이블 타이 탈출 생존법 등의 훈련에 도전한 이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의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JTBC ‘갬성캠핑’과 E채널 ‘노는 언니’ 속 여성 캐릭터도 주목할 만하다. 코미디언 박나래와 안영미, 배우 박소담 등은 ‘갬성캠핑’에서 방송용 이미지를 내려놓고 솔직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왕년의 스포츠 스타들이 나선 ‘노는 언니’ 역시 카리스마 있는 모습 대신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 지상파 PD는 “여성 캐릭터가 시청자의 공감을 살 수 있다면 인기가 좋다. 이는 곧 입소문과 시청률로 이어지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다양한 캐릭터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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