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부산시장 보선… 김형오는 왜 서병수를 말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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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끄는 3가지 이슈

부산시장 보궐선거 대전이 본격 개막됐다. 8일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120일 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됐지만 세 가지 관심사를 정밀 분석해 보면 경선과 본선의 판세를 대충 예측할 수 있다. 주요 인물 인터뷰를 통해 각 현안별 진행 상황을 점검해 본다.

김형오 전 의장 “말 안 되는 소리”
서 의원, 출마 강행 여부 주목
민주당 ‘청년 기대주’ 박인영
“시민 요구 있을 땐 거부 안 해”
‘김종인 키즈’의 박성훈 추천
뒷감당 가능할지도 관심사

■김형오의 이유 있는 ‘서병수 출마 반대’

서병수 의원의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에 대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생각은 확고하다.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입장이다.

김 전 의장은 7일 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은 인지도 조사라서 서 의원의 지지도가 좀 높게 나올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부산 사람들이 (서 의원의 출마를)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 여론도 좋지 않다. 출마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서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입장을 확실하게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김 전 의장은 “오거돈 전 시장 사태가 터지고 얼마 안 지나서 서 의원이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며 “그 자리에서 ‘부산시장 출마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전 의장은 부산지역 원로 정치인 중 아주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게다가 그는 지난 총선 때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서 의원의 국회 복귀를 도운 핵심 인사다. 그런 점에서 김 전 의장의 ‘서병수 출마 반대’ 는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 판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치권 한 인사는 “더 이상 서 의원의 출마는 힘든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다크호스 박인영의 선택은

부산시의회 의장을 지낸 박인영 시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사실상 ‘마지막 기대주’이다. 현 집권세력 입장에선 올해 43세인 그가 ‘오거돈 사태’의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키면서, 기성 정치인들과의 차별화로 ‘신인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일부 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서 박 전 의장에게 집중적인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이다. 한 친문 인사는 “박 전 의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아직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박 전 의장은 부산시민의 출마 요구가 있을 경우 거부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부산시민의 요구에)거부하고, 말고를 내가 판단할 게 아니다”고 전제한 뒤 “내년 부산시장 보선의 의미를 본다면 저의 역할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를 잘 아는 인사들은 “정치적인 유불리 때문에 출마 여부를 고민할 사람은 아니다”고 했다.

다만 신인·여성 가산점을 포함한 민주당의 경선 방식은 박 전 의장의 정치적 선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종인 키즈’의 위험한 시도

부산시 박성훈(49) 경제부시장은 현직 공무원이다. ‘정치적 중립’을 생명으로 한다. 굳이 분류하자면 그는 ‘여권 사람’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국장과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을 거쳐 부산시 부시장으로 기용됐다. 그런 그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측근으로 불리는 일부 부산 의원이 박 전 부시장의 출마를 집요하게 종용하고 있다.

하지만 박수영 의원 등 ‘김종인 키즈’의 제의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 부시장이 신인 후보들 중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인물인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은 인지도가 낮아 국민의힘 본경선 결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산 정치권에서 김 위원장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 데다 김종인 키즈가 나머지 부산 의원들과 특별히 가까운 사이도 아니어서 그들이 제의 이후 제대로 뒷감당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분석이다.

박 부시장은 최근 와의 통화에서 "여전히 출마 문제를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박 부시장의 최종 선택이 주목된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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