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인적 교류 중요… 지역 문화·전통 배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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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처치 신임 주부산미국영사

‘지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보다 많은 역사를 접하고 문화와 전통을 이해하는 것.’

지난 9월 27일 공식업무를 시작한 고든 처치(51) 주부산미국영사관 신임 영사가 임기 동안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적 교류’였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처치 영사를 최근 만났다. 처치 영사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부친이 1950년대 한국에서 복무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한국에 관심이 많았던 처치 영사는 대학 졸업 후 ROTC 소위로 임관해 한국 복무를 자원했다. 두 차례 한국에서 복무한 처치 영사는 특히 1997~1998년 제1야전군사령부본부서 대위로 근무 당시 한국군과 활발하게 교류하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함께 일한 동료 중 신용섭 소령이 있었는데 신 소령이 젓가락으로 김 한 장을 집어 밥을 싸 먹는 방법을 가르쳐줬다”며 “신 소령과 재회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웃음 지었다.

처치 영사는 IMF 경제 위기 당시 서울 신촌에서 한국어 수업을 들었던 추억도 떠올렸다. 당시 대학가 광고판에서 ‘아빠 힘내세요’라는 문구를 보고 감동했다는 처치 영사는 한국이 IMF를 겪으면서 힘겨운 시기를 관통했듯 미국 역시 9·11 테러 이후 많은 일에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요즘 코로나19 상황에서 청년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우리 스스로 길을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고향 테네시와 산, 바다가 어우러진 부산이 닮아 편안함이 느껴진다는 처치 영사는 부산 곳곳에 남아있는 한·미 동맹의 흔적이 특히 눈길을 끈다고 했다. 주한미국대사관에서 경제담당을 했던 경제전문가이기도 한 처치 영사는 코로나 상황을 한·미가 함께 이겨내는 시기로 봤다. 70년간 이어진 한·미 관계가 코로나 때 더욱 빛을 봤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에 마스크를 기부하고 진단키트를 지원했다. 또 울산은 자매도시인 포틀랜드에 기부했으며, 부산상의 등에서도 마스크를 지원한 바 있다.

처치 영사는 경제협력도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최근 벡스코에서 개최된 2020 부산국제수산엑스포에서 미국산 수산물을 소개하는 기회를 가졌는데 양국 협력을 보여 주는 좋은 예”라며 “최근 문을 연 부산이 스포츠경기장에서 미국 이스포츠 경기가 개최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유일한 유엔군 묘지인 유엔기념공원을 비롯해 하야리아부대가 있었던 부산시민공원, 미대사관 및 문화원이 있었던 부산근대역사관 등 한국과 미국이 역사를 공유하는 곳을 중심으로 둘러봤다는 그는 양국 간 경제 인적 관계 증진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된장찌개를 ‘최애음식’으로 꼽은 처치 영사는 한국에 주한미국대사관과 주부산미국영사관 등 단 2곳이 있는데 부산에 사무소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부산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크다는 뜻이라고 했다.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와 역사 전통에 주목하고 있다는 그는 “주부산미국영사관은 부산은 물론 영남권, 제주도까지 아우른다. 가능한 한 지역 내 많은 사람을 만나 한·미 관계를 굳건히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이야기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사진=정대현 기자 j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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