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었지만 볼 수 없었던 독립영화의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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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니 감독님 생각을 해보세요’(왼쪽)와 ‘유월’ 스틸컷. 영화의전당 제공

일부러 시간 맞춰 찾아가지 않으면 쉽게 보기 힘든 영화가 있다. 안타깝지만 대부분 한국 독립영화가 맞닥뜨린 현실이다. 입소문을 타지 않는 이상 대규모 전국 개봉을 하기 어렵고, 영화제를 찾아야만 볼 수 있는 영화가 많다 . 보고 싶은 독립영화가 있지만, 시간과 장소가 맞지 않아 보지 못했다면, 이런 아쉬움을 해소할 기획전이 열린다.

서울독립영화제의 순회상영회로 10~15일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에서 열리는 ‘인디피크닉 2020’이 그 장이다.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한 화제작을 만날 수 있다. 인디피크닉은 2004년 처음 열려 올해 17회째를 맞는 인디영화 축제로 한국 독립영화의 현재를 만나는 기회다.

10~15일 영화의전당에서
‘인디피크닉 2020’ 개최
‘남매의 여름밤’ 등 21편 상영

올해 인디피크닉에서는 장편 2편과 단편 19편을 포함해 총 21편을 상영한다. 올해 극장에서 개봉했고, 세계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호평을 받은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2019)은 남매가 아버지와 함께 할아버지 집에서 더부살이하면서 일어나는 가족 이야기를 그렸다. 이 작품은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 4관왕, 2020년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감독상, 신인 여자 연기상을 받으며 화제가 된 작품이다. 서울독립영화제에서는 ‘새로운선택상’을 수상했다.

‘바람의 언덕’(2019)은 ‘들꽃’(2014) ‘스틸플라워’(2015) ‘재꽃’(2016) 등을 연출한 박석영 감독의 장편으로, 남편을 잃은 중년 여성이 고향인 강원도 태백을 찾았다가 오래전 헤어진 딸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재기발랄한 단편 영화들도 관객을 기다린다. 인디피크닉에서는 ‘세상에 모든 그녀들’‘비밀과 거짓말’ 등 5개 소주제로 묶어 단편을 상영한다.

2019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에 빛나는 김현정 감독의 ‘입문반’(2019)은 지방과 서울을 오가며 시나리오 수업을 듣는 가영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다. 가영을 연기한 배우 한혜지는 이 영화로 독립스타상을 받았다. 최우수단편상을 받은 배꽃나래 감독의 다큐 ‘누구는 알고 누구는 모르는’(2019)은 한글 교육을 받지 못한 안치연 할머니가 한글학교를 다니는 모습을 담았다. 하나 감독의 ‘아니 감독님 생각을 해보세요’(2019)는 오디션에 붙고 싶은 배우와 감독이 무례함을 주고받는 재기발랄한 영화로 서울독립영화제 특별언급 작품이다.

현재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제4회 부산 인터시티 영화제(5~12일)에 ‘고마운 사람’(2020)을 공개한 허지은·이경호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인 ‘해미를 찾아서’(2019)도 상영한다. 대학 내 성폭력 사건에 맞서 싸우며 미투 운동을 벌이는 ‘해미들’을 다룬 영화로 화제가 된 작품이다.

관객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작품도 있다. 궁유정 감독의 ‘창진이 마음’(2019)이다.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과 열혈스태프상(조영천 촬영감독)을 수상했다. 아이에 대한 어른의 편견을 신선하게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람료 균일 5000원. 문의 051-780-6080.

조영미 기자 mi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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