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느슨해진 방역 조이고, 백신 접종 계획은 주도면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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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세가 꺾이기는커녕 오히려 확산일로에 있다. 하루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700명에 육박했다. 부산에선 누적 환자가 이미 1000명을 넘어섰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수도권은 2.5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로 각각 격상하면서 방역 수위를 한층 강화했지만 역부족이다. 현 추세라면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을 2.5단계로 선포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정도다. 설상가상으로 본격적인 겨울철에 접어들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활동력이 더욱 활발해질 시기다. 외국에선 벌써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국내에선 언제 접종이 가능할지 아직 확실치 않다. 이래저래 국민은 불안하기만 하다.

겨울철 코로나19 산발적 확산세
접종 추진 속도에도 더 신경 써야

방역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건 최근 코로나19 확산 양상이 산발적이면서도 은밀해졌다는 점이다. 앞선 1·2차 유행 당시에는 특정 집단이나 시설을 중심으로 감염 전파가 일어나 비교적 추적이 용이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족·지인 간 모임, 시장, 음식점 등 일상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와 방역당국이 제대로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까지 다다랐다. 부산의 경우 가족 모임을 했다가 7명이 동시에 감염된 경우도 있었고, 소수의 지인끼리 개방된 공간에서 운동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여겼던 골프장에서까지 감염자가 나왔다. 생활 주변에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곳은 더 이상 없다고 생각해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어찌 된 셈인지 우리 사회의 경각심은 더 느슨해진 듯하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두 달 가까이 입장객을 상대로 코로나19 점검을 안 했다는 사실이 그 한 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던 지난 10월 28일부터 출입구와 매장 등 대부분의 공간에서 QR코드 확인은 물론 체온 점검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부산에서 유동 인구가 특히 많은 서면에 자리한 대형 백화점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는지 한심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고객 편의만 생각했지 코로나19 심각성 따위는 나 몰라라 했던 것인가. 약간의 방심으로 집단 감염의 물꼬는 순식간에 터질 수 있다. 우리 사회 구성원 전체가 다시금 방역의 고삐를 조여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백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4400만 명분을 확보했다고 하니 다행이지만, 언제 접종이 시작될지는 분명치 않다. 백신의 안정성과 효과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제기되기 때문이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지만 일부 국가들에서 이미 접종이 실시된 만큼 마냥 늦출 일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로감이 누적되고 경제적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라 가능한 한 접종 시기를 앞당겨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안정성 검증과 안전한 보관·유통 대책 마련 등 주도면밀한 계획은 필수적이지만, 그와 함께 접종 추진 속도에도 신경 써 주길 방역당국에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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