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보선 앞둔 부산 민심, 여야에 보내는 ‘신호’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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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즉각 제정을 요구하는 빔 프로젝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은 정당을 못 믿겠고, 야권은 후보가 미덥지 못하다.”

부산 민심이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준비 중인 여야 정치권에 보내는 ‘의미 있는 신호’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현 집권세력에 대한 부산지역 민심이반이 극심하다. 그와 동시에 국민의힘 소속 부산시장 예비후보에 대한 부산시민의 불신도 극에 달해 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7~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울산·경남(PK) 지역 국정지지도가 30%대 이하로 추락했다. 이 조사에서 PK 지역 긍정평가는 27.2%에 불과했고, 부정평가는 그보다 43%포인트(P) 높은 70.2%에 달했다.

“여권은 정당을 못 믿겠고
야권은 후보가 못 미덥다” 여론
문 대통령·정당 지지도 추락
부산 민주당 절박감 호소
국민의힘 ‘가덕 위력’ 전전긍긍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PK 지역 지지도(23.0%)는 국민의힘(46.4%)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오마이뉴스·리얼미터의 부산시민 여론조사(6~7일)에서도 민주당(25.8%)이 국민의힘(44.7%)보다 훨씬 낮은 지지를 받았다. 더욱이 부산시장 보선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민주당 입장에선 뼈아프다. 이 조사에서 부산시민들은 ‘여당 당선’(32.3%)보다 ‘야당 당선’(56.6%)을 압도적으로 선호했다. 이 때문에 부산시장 보선 승리가 절박한 민주당 부산 정치권은 속이 탄다. 여기에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들은 복잡한 개인 사정으로 쉽게 선거판에 뛰어들 상황이 못 된다. 유력 후보인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은 임시국회가 소집돼 있고,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도 업무가 많아 당장 중도사퇴할 입장이 아니다. ‘젊은 피’ 김해영 전 국회의원과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 두 사람은 소극적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요즘 부산 민주당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인물난에 시달리던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을 그대로 닮았다”고 했다.

그렇다고 부산 민심이 국민의힘에 완전히 우호적인 것도 아니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가 민주당 보다 배 이상 높지만 개인 지지도가 20%가 넘는 후보가 아무도 없다. 이번 리얼미터 조사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한 박형준 동아대 교수의 지지도는 18.6%에 불과하다. 상위권에 포함된 박형준·이언주·서병수 세 사람의 지지도(44.1%)를 합쳐야 겨우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44.7%)와 비슷하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은 ‘가덕의 위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산시민들은 ‘가덕신공항’(29.5%)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부산 현안으로 꼽았고, 가덕신공항에 대한 찬반 조사에서도 찬성(54.8%)이 반대(35.7%)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다만 가덕신공항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실현 가능성 높음’(48.4%)과 ‘실현 가능성 낮음’(42.7%)이 엇비슷하게 나왔다. 이는 역으로 내년 4월 선거 이전에 가덕신공항 건설 절차가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되면 현 집권세력에 대한 부산시민들의 신뢰도가 급상승할 수 있다는 뜻이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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