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업 매출 1조 5900억, 코로나와 함께 사라지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영화산업의 올해 매출이 2004년 이후 처음으로 1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은 썰렁한 영화관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국내 영화산업이 올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극장과 온라인, 해외 시장 매출 모두 절반 아래로 떨어지면서 전체 영화산업 매출이 1조 원 이상 증발했다. 지난 14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코로나19 충격: 2020년 한국영화산업 가결산’을 보면 올해 한국 영화산업 주요 부문 매출 합산 추산액은 약 9132억 원이다. 영진위가 2004년 통합전산망을 가동해 매출을 집계한 이래 1조 원 아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진위 2020년 영화산업 가결산
추정 매출액 지난해보다 63.6%↓
극장 매출 5100억 원 73.3% 감소
제작·수출·개봉·고용 두루 피해

■영화산업 매출 첫 1조 원 아래로

올해 영화산업 추정 매출액인 9132억 원은 지난해 기록한 2조 5093억 원보다 63.6% 감소한 수치다. 액수로는 약 1조 5900억 원가량 줄어들었다. 한국 영화산업 매출액은 2004년 1조 5000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09년 1조 1984억 원까지 감소했으나, 한 번도 1조 원 아래로 떨어진 적은 없다. 특히 2009년 이후엔 매출액이 매년 증가해 2014년부터 2조 원을 넘긴 상황이었다.

극장 매출의 경우에는 5100억 원으로 지난해(1조 9140억 원) 대비 73.3% 급감했다. 지난달까지 극장 매출액은 4980억 원으로 조사됐으며, 이달 추정치는 123억 원이다. 코로나19 3차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됨에 따라 이달 극장 매출도 제한적일 것으로 영진위는 판단했다.

TV와 인터넷 주문형 비디오(VOD) 매출액도 하락했다. 올해 이 부문 매출은 3635억 원으로 지난해 5093억 원의 70%를 맴도는 수준이다. 올 1월과 2월 매출액은 전년보다 상승했지만, 3월부터 10월까지는 꾸준히 하락한 수치를 보여왔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해외 매출 부문도 피할 수 없었다. 완성작 수출, 기술 서비스 수출, 장비 수출, 로케이션 유치 등을 모두 합친 한국영화 해외 매출 추산액은 394억 원으로 지난해(860억 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화 제작·개봉에도 타격

코로나19 확산은 영화 제작과 개봉에도 큰 타격을 입힌 것으로 확인됐다. 영진위가 영화 135편을 대상으로 실시한 2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 작품의 총 피해액은 329억 56만 원에 달한다. 작품당 평균 피해액은 2억 4747만 원이다. 이 가운데 제작 연기·변경으로 인한 피해액이 113억 427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개봉 준비 연기로 인한 피해액이 97억 143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제작 단계에서는 국내 로케이션 취소나 변경, 후반 작업 기간 연장으로 인한 인건비·진행비 상승 피해가 가장 컸다. 개봉 단계에서는 개봉 취소나 연기로 인한 피해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인력 부문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휴관한 영화관이 늘어나면서 인원 감축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에 응답한 영화관 계열(직영·위탁), 비계열 총 407개 관에 따르면 올 10월 기준 영화관 정규직 재직자 수는 지난해 12월 대비 15.9% 감소한 3291명이었고, 계약직 수는 70.2% 감소한 3450명이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