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손흥민 골

강병균 논설위원 kb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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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구단에서 활약하는 손흥민. 그가 골을 넣어 국민들에게 즐거움과 자긍심을 선사할 때마다 포털 사이트에 ‘손흥민 골’이라는 검색어가 최상위권에 오른다. 한국 시각으로 한밤중에 열리는 그의 경기를 뜬눈으로 시청하며 응원하거나, 선전에 열광하는 국내 팬이 매우 많아서다.

손흥민은 지난 17일 EPL 2020~2021시즌 리버풀과의 13라운드에서 동점골을 터트려 시즌 11골 4도움으로 13경기 기준 득점 공동 1위를 달렸다. 그는 이날 경기까지 총 23개의 슛을 쏘아 무려 50%에 가까운 11개가 골망을 갈랐다. 그는 이처럼 뛰어난 골 결정력에 힘입어 EPL과 유럽 축구계에서 ‘원샷원킬 능력을 갖춘 치명적인 피니셔’로 불린다. 최근에는 ‘월드클래스 공격수’라는 찬사나 평가를 받는 선수로 우뚝 섰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 입단 이래 EPL 64골, 컵대회 15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및 유로파리그 20골 등 통산 249경기에서 99골을 기록했다. 100호 골 달성이 눈앞이다. UEFA 골의 경우 역대 팀 내 개인 통산 득점 4위로, 138년 역사를 가진 토트넘의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8일에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한 해에 전 세계에서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는 푸스카스상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 지난해 12월 번리 전에서 70여m를 질주하며 뽑아낸 원더골로 수상한 것이다. 그가 감아 차는 슛으로 자주 골을 넣는 페널티 박스 좌우 모서리 부근은 ‘손흥민 존(Zone)’으로 유명하다.

손흥민은 팀 동료 공격수 케인과 함께 ‘세계 최고의 듀오’로도 꼽힌다. 2명이 올 시즌 리그에서 도움을 주고받으며 합작한 골은 12골. 토트넘 전체 25득점의 절반 수준이다. 이 같은 합작골은 1994~1995시즌 앨런 시어러와 크리스 서튼(당시 블랙번)이 만든 단일 시즌 최다 득점 합작 기록 13골과 단 1골 차이다. 2명이 현재까지 토트넘에서 합작한 골은 모두 32골로 EPL 역대 2위다. 1위 디디에 드록바-램파트(첼시)의 36골에 불과 4골 모자란다. 아직 리그 25경기나 남아 있어 손흥민의 2개 신기록 수립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번 시즌 EPL의 새로운 전설이 탄생하는 건 확실하다.

하지만 코로나19와 경제난에 고통받는 가운데 손흥민의 맹활약 상을 지켜보는 게 유일한 낙이라는 국민이 많아 안타깝다. 극심한 정쟁에 빠진 여야 정치권과 정부가 각성해 국민만 보고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에 매진하길 바란다.

강병균 논설위원 kbg@


강병균 논설위원 kb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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