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하늘길·끊긴 온정 바뀐 일상 속 제약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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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300일, 변화

1년 동안 코로나19가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우리 일상을 제약하고 있다. 해외로 가는 항공편은 끊겨 ‘목적지 없는 여객기’까지 등장했고,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집 앞 카페에도 나갈 수가 없다. 추운 겨울을 나야 하는 이들을 위한 온정의 손길마저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에어부산이 운행한 국제선 노선은 2966편이다. 2019년(2만 2075편)과 비교하면 90% 가까이 줄어들었다. 4월 정부의 입국 제한 조치로 김해공항 국제선 운항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김해공항을 이용한 국내선도 1만 7751편에 불과해 2019년(4만 7115건) 대비 60% 넘게 줄었다.

겨울마다 일본 후쿠오카에서 휴가를 보냈다는 직장인 장 모(30) 씨는 “해외에 나가면 코로나 감염 위험이 클뿐더러, 2주를 자가 격리해야 하는데 어떤 직장인이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면서 “코로나가 종식되기 전에는 부산 근교를 드라이브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하늘길이 끊기자 항공사에서는 궁여지책으로 ‘목적지 없는 비행’까지 내놓았다. 에어부산은 지난 10월 30일부터 ‘부산~부산’ 노선을 특별 운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노선은 부산에서 출발해 제주도를 포함한 한반도 상공을 2시간 30분 동안 돌아 부산에 다시 돌아오는 일정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카페와 음식점 등이 영업 제한을 받으면서 집 밖을 나서도 딱히 머물 곳이 없어졌다. 직장인 이 모(29) 씨는 최근 여자친구와 호텔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처음에는 근사한 분위기의 식당을 찾을 계획이었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결국 실내에서 휴가를 지낸 것이다. 이 씨는 “안전하고 편하게 휴가를 즐길 수 있어 나쁘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밖으로 돌아다니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대면’을 꺼리는 분위기에 주머니 사정까지 팍팍해지면서 기부 발걸음도 끊겼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접수된 개인 기부 건수는 약 6만 건으로, 10만 건이 넘었던 2019년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연탄을 기부하거나 배달 봉사를 하려는 모습도 사라졌다. 부산연탄은행 강정칠 대표는 “2019년 연말에는 한 달에 6만~7만 장의 연탄을 기부받았지만 올해는 4분의 1수준밖에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코로나19로 대면 봉사를 꺼리는 사람이 많아 봉사자도 많이 줄어들어 막막한 심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우영·이상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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