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감 혹은 옛이야기…눈길 끄는 ‘유리와 도자의 만남’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이규홍·하명구 2인전 ‘TWO&ONE’

이규홍 작가의 유리 조형(왼쪽)과 하명구 작가의 도자 작품. 레이어드 제공

유리와 세라믹이 만났다.

이규홍·하명구 2인전 ‘TWO&ONE’은 공예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소재와 표현 방식, 주제에서는 다른 방식을 보여주는 전시이다. 이규홍 작가는 현실의 경험과 추억을 바탕으로 유리 조형을 한다. 하명구 작가는 설화나 구전되는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도자 작품으로 보여준다.

이규홍 작가의 작품은 오묘하고 신비롭다. 코팅한 거울 유리판 표면 위에 유리 조각을 불규칙하게 늘어놓아 유기적인 빛의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무질서하게 놓은 것처럼 보이는 유리 조각들은 작가의 치밀한 계산 아래 배치된 것이다. 유리와 빛 사이에서 일어나는 끝없는 반사와 굴절은 2차원 평면의 유리에 깊이와 공간의 감각을 부여한다.

이 작가의 작품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빛이 들어오는 각도의 단계적 변화도 품어낸다. 빛과 유리가 함께 만들어낸 색들이 호수 면에 반사된 오로라, 꽃잎에 맺힌 물방울, 남극을 떠다니는 푸른 얼음 등 다양한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하명구 작가는 옛날이야기 속에서 만날 것 같은 존재들을 도자로 현실 속에 끌어냈다. 어릴 때부터 구비문학을 좋아했던 작가는 수많은 이야기 속의 존재들을 작품으로 풀어냈다. 일본 사이타마현 아사카시에 위치한 작가들의 스튜디오 마을 ‘마루누마 예술의 숲’에서 활동 중인 하 작가는 한국과 일본이 가진 역사 또는 지역의 기억을 도깨비를 모티브로 해서 풀어냈다.

하 작가의 도깨비들을 보고 있으면 슬며시 웃음이 난다. 그렇다고 무조건 가볍지도 않다. 각각이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를 품고 있을 것 같고 인간과 이어지는 지점을 가진 듯 보인다. 이번 전시는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레이어드가 마련한 기획전으로 내달 6일까지 열린다. ▶이규홍·하명구 2인전 ‘TWO&ONE’=2021년 1월 6일까지 레이어드. 051-747-6569. 오금아 기자 chris@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