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리아 테마파크 공사 놓고 양대 노총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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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오전 11시께 부산 기장군 기장읍 ‘오시리아 테마파크’ 현장사무소 앞에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대치한 채 집회를 하고 있다. 민주노총 고가사다리차(왼쪽)와 승합차(오른쪽 앞) 뒤로 한국노총 깃발과 차들이 보인다.

동부산 오시리아 테마파크 공사가 세밑부터 양대 노총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 양대 노총은 지난 21일부터 집회 신고를 내놓고 ‘동시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두 노조의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동부산관광단지의 핵심 랜드마크 시설의 개장에 차질이 우려된다.

테마파크 공사를 맡은 롯데건설에 따르면 두 노조가 한꺼번에 공사현장으로 달려온 건 인테리어 장비 계약 문제 때문이다. 앞서 토목공사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일감을 나눠서 맡았고, 형틀공사와 철근공사도 각각 배분해서 진행됐다. 그러나 ‘신사협정’은 인테리어 공사 단계에서 깨졌다. 단가가 높은 장비 계약을 두고 양측의 다툼이 본격화한 것.

한국노총 크레인 사용 먼저 계약
민노총 “조합원 자리 위협” 집회
한노총 공사 지키기 위해 맞시위
동시 집회에 경찰·롯데 측 긴장

동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 테마파크는 부산 기장군 기장읍 당사리 50만 765㎡ 부지에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테마파크, 쇼핑몰, 루지 체험장, 호텔 등이 들어 설 예정이며, 사업 완료 후 부산 동남권을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될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한국노총이 롯데건설 하도급업체와 크레인 사용 계약을 하자 반발했다. 민주노총 부산건설기계지부 관계자는 “특수고용노동자라 고용 안정이 최우선인데 한국노총이 조합원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며 “민주노총이 현재 골조 공사 등을 다 마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노총 건설기계노조 영남본부 측은 저단가로 공사 장비를 계약했고 이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영남본부 측은 “골조 공사에 한국노총이 참여를 거의 하지 않았지만, 인테리어 공사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중재에 나서야 할 경찰은 일촉즉발의 동시 집회가 이어지자 긴장하는 모습이다. 경찰은 양측이 같은 날, 같은 장소에 집회 신고를 하자 이례적으로 장소까지 쪼개는 등 충돌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양대 노조의 갈등이 길어지면 테마파크 개장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롯데건설 측은 해결 방안을 찾아 완공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장 관계자는 “장비 계약은 하도급업체 권한이라 오히려 지시를 내리면 갑질이 될 수 있어 개입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하지만 양대 노총이 대화를 계속하고 있어 내년 초부터는 작업이 제대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사진=이우영 기자 ver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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