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문에다 같은 MB계인데…박형준 대놓고 ‘저격’하는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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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연일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를 ‘저격’하고 있다. 고려대 선후배인 두 사람은 같은 친이명박(MB)계 인사다. 20년 가까이 정치판에 있으면서 크게 부딪친 일도 없다. 두 사람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총선 책임론 비롯 잇달아 비난 글
개인적 앙금에 복당 문제도 얽혀

홍 의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 메시지에서 “MB시절 실세였던 사람이 부산시장 해보겠다고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보수정권 전직 두 대통령의 잘못을 사과한다고 한 것을 잘했다고 부화뇌동하고 있다”는 글로 박 예비후보에 포문을 열었다. 박 예비후보가 “문재인 정권에게 정권을 넘겨준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얘기였다”고 반박했지만, 홍 의원의 비난 강도는 더 세졌다. 27일에는 “총선을 망쳤으면 조용히 물러나 근신해야 한다”며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박 예비후보의 책임론을 거론한 데 이어 29일에는 부산·서울시장 후보와 관련, “최소한의 출마 자격으로 여성 문제나 성 추문이 없는 반듯한 가정생활을 한 사람”이라는 글을 올렸다. 특정인을 거명하진 않았지만, 이혼 경력이 있는 박 예비후보를 겨냥한 것이라는 시각이 다분하다. 박 예비후보 측도 “너무 심하다”며 격앙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두 사람과 가까운 한 친이계 의원은 “홍 의원이 예전부터 박 예비후보를 못마땅해 했다. 오래된 얘기”라고 말했다.

발단은 2006년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 홍 의원이 앞서가던 경선 레이스는 오세훈 전 의원이 가세하면서 판세가 뒤집혔고, 오 전 의원을 강하게 밀었던 박 예비후보에 대해 홍 의원이 상당한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또 홍 의원이 4월 총선 때 당의 ‘중진 험지 출마’ 방침에 따라 떠밀리듯 대구에 무소속 출마했을 때 박 예비후보가 맞상대인 당 소속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것도 감정을 자극했다는 후문이다.

홍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는 “내가 (박 예비후보를 17대 총선에서)부산 수영에 공천 줬다”면서 “날 낙선시키기 위해 대구 수성을까지 내려와 유세를 주도했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일각에서는 홍 의원이 국민의힘 복당 문제가 좀체 풀리지 앉자 ‘전방위 압박’ 전략을 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예비후보는 30일 홍 의원의 비판에 대해 “억울한 점들이 상당히 있지만, 더는 논쟁을 확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맞대응을 피했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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