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와 격려 필요한 시대… 나눔 DNA 일깨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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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우 부산 아너 소사이어티 클럽 회장

“잘 다니던 회사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한 건 힘든 시절 아내를 너무 고생 시켜, 최고의 아내로 만들어 주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런데 제 몸속에 나눔 DNA가 있는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정성우 부산 아너 소사이어티 클럽 3대 회장. 정 회장은 2003년 직원 5명으로 시작해 부산에 본사와 양산과 천안에 공장, 해외 8개국에 지사를 둔 자동차 부품과 휴대폰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기업 (주)지맥스의 대표이다. 지난해 6월 문종술 초대 회장과 박성진 2대 회장에 이어 아너 클럽 중책을 맡았다.

차·휴대폰 부품 생산 ‘지맥스’ 운영
아내도 가입, 기부 문화 홍보 나서
임기 내 회원 300명 꼭 달성 할 것

“5살 때 부모님이 이혼해 경남 하동 진교에 있는 할머니 품에서 자랐습니다. 호롱불 켜는 집에서 까만 고무신 신고 꽁보리밥을 먹었죠. 한 번 배부르게 먹는 게 어릴 때 소원이었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정 회장, 그는 특이하게 배를 곯았기 때문에 아너 회원이 되었다고 말했다.

신혼살림을 단칸방에서 시작한 정 회장은 사업을 하며 밥은 먹고 살 지경이 되자 금세 숨어 있던 ‘나눔 DNA’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배고픔을 알기에 기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아내도, 자식도, 직원도, 친구도 모두 기부할 수 있게 나눔 DNA가 깨어나도록 돕고 있습니다.” 정 회장은 부산 아너 15호. 부인 박경희 씨는 90호 아너 회원이 되었다.

“아내가 그러더라고요. 아너 클럽에 가입하라고 했더니, 하루만 기다려 달라고요.” 교사 출신인 부인 박 씨는 정 회장의 권유로 아너 클럽 회원이 되었다. 정 회장은 그날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아너소사이어티는 개인 기부를 활성화하고, 나눔 문화를 확산하는데 뜻을 함께하는 사회적 리더들의 모임입니다. 1억 원 이상 기부하거나, 5년 이내에 1억 원을 기부 약정한 개인이 가입하는 클럽입니다. 성숙한 기부문화를 만들어 사회공동체 발전을 도모하는 아너 소사이어티 부산 회원은 현재 214명입니다. 서울과 경기에 이어 전국 광역지자체 중 세 번째로 회원이 많죠. 재임 동안 꼭 회원 300명을 달성하리라 다짐합니다.”

이런 까닭에 정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 직원들의 나눔 DNA도 활발하다. 직원들은 부산 해운대구 장애인 재활시설 송국클럽하우스와 결연해 지체 장애인 목욕 봉사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각자 처지에 맞게 봉사를 실천한다. 정 회장은 이런 직원들이 고마워 ‘효도수당’을 신설해 보답한다.

“효도수당은 직원들을 키워주신 부모님 통장으로 보냅니다. ‘딸 때문에 커피 한잔 맛있게 먹었다’며 고맙다는 부모님도 계시죠. 기분 좋습디다.” 정 회장은 사실 기부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데 방법을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았다고 했다.

“기업인들은 돈을 잘 벌지만 어떻게 쓸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럴 때 아너 소사이어티가 필요합니다. 기업도 ‘나눔명문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나눔명문기업 가입은 3년 이내에 1억 원 이상을 기부하거나 약정하는 법인회원을 뜻합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 회장의 깨알 같은 아너 클럽 홍보가 이어졌다.

“우리 아너 회원 중에는 1억 원을 5년으로 나누어 기탁하는 회원들도 많습니다. 한 달에 167만 원씩 60개월을 기부하면 1억 원이 되거든요.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에 대한 보답을 매월 생각하며 기탁하는 회원들도 꽤 많죠.”

정 회장은 아너 클럽 권유자가 되면서 좀 뻔뻔해졌다고 했다. “저의 지인 3분은 이미 가입했고요. 앞으로 40명 더 가입시키겠습니다.” 경기도가 부산보다 20명 정도 많은데 임기 내 따라잡겠단다. “내가 할 것 다 하고, 남을 도와준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 절약해야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 도울 수 있죠. 금액이 많든 적든 문제가 아닌 거죠.”

어려운 청년 시절, 해보지 않은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라는 정 회장은 “흔히 가장 아름다운 습관이 기부라고 합니다. 요즘은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한마디가 큰 힘이 됩니다. 물질적인 나눔과 더불어 마음의 나눔이 함께해 삶의 질이 더 높아지는 새해가 되면 좋겠습니다”고 새해 소망을 말했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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