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는 심혈관의 적… 아침 운동·눈밭 오래 걷기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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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엔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상승하면서 심장 부담이 가중돼 주의해야 한다. 동아대병원 김무현 교수팀이 심혈관질환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동아대병원 김무현 교수 제공

겨울철 추운 날씨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정상 체온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혈관이 급격히 수축되면서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박동은 증가하며 심장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한편으로 혈액이 끈적끈적해지며 혈액응고가 잘 돼 심혈관질환 빈도와 입원건수가 늘어난다. 심장질환을 앓는 환자는 겨울철 독감에 걸릴 경우 증상이 악화될 위험도 있다.


겨울 주요 사망원인 심근경색
흉통 30분 이상 지속 땐 의심을
찬바람 불면 협심증 악화 경향
반드시 금연하고 음식은 싱겁게

관상동맥질환·고혈압환자
코로나 겹치면 치명적 ‘요주의’

■심혈관질환과 예방관리

질병관리청의 보고에 따르면 지난 10년(2009~2018년)간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월별 사망자 수는 날씨가 추워지는 10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1월에 정점을 이루고 일교차가 큰 3월까지 높게 나타난다.

심장질환의 경우 6~9월엔 평균 사망자가 1만 명대 수준이었으나, 10월부터 수치가 올라가 1월엔 1만 3000명을 넘어섰다. 2월에 1만 2000명 초반대로 떨어졌으나, 3월에 다시 1월 수준으로 사망자가 증가했다. 뇌혈관질환 사망자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심장질환의 주요 사망 원인은 심근경색증이다. 심근경색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혈전(피떡)에 의해 갑자기 막혀서 심장근육이 죽어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사망과 장애를 막을 수 있다.

동아대병원 순환기내과 김무현 교수는 “갑작스러운 가슴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식은땀, 구토, 현기증 등이 나타날 때 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한다”며 “의심증상을 보이는 즉시 119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기상청 자료를 이용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11월부터 겨울철에 월별 급성심근경색 발생률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또한 평균기온이 낮을수록, 일교차가 클수록 심근경색 발생률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혈관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평소 정기적인 혈압·혈당 및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담배는 끊고 술은 하루 1~2잔 이하로 줄이는 것이 좋다. 가능한 한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하고, 음식은 싱겁게 먹으며 채소와 생선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은 심뇌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9대 생활수칙을 권장하고 있다.



■추위 속 심장 관리 팁

추운 겨울 기온이 떨어지는 자체가 예상치 못한 심혈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협심증이나 흉통은 겨울에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심혈관이 추위에 노출되면 수축되는 탓이다. 또한 겨울 찬바람에 열을 빼앗기게 되면 심장은 체온을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게 되고, 이는 심장에 무리를 주게 된다.

겨울에 육체적으로 심한 운동이나 일을 하게 되면 심장 위험도를 높인다. 폭설 후 눈 제거 작업이나 눈밭에서 오래 걷기 등은 위험할 수 있다. 감정조절도 중요하다. 춥고 또 격리된 상황은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어, 이를 해소할 적절한 방법이 필요하다.

김무현 교수는 “겨울철에는 온도 문제와 신체활동의 강도, 감정적 스트레스가 심장발작을 일으키는 주요 인자가 된다”면서 “이러한 요소를 조절해 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일교차가 심한 날에는 활동량을 줄이고 아침운동을 삼가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와 심장질환

고혈압과 관상동맥 질환이 있는 환자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코로나19의 주요 증상은 바이러스성 폐렴이지만 심근 손상, 심근염, 부정맥,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및 혈전 색전증을 포함한 심혈관 증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 중 심근 손상은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과 높은 연관성을 나타냈다.

지난해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확진자 2269명 중 약 3분의 1에서 혈액응고장애가 관찰됐고, 이러한 소견을 보인 경우 사망률이 높았다는 보고가 나왔다. 이는 바이러스 증식과정에서 피를 끈적하게 만들어서 생기는 혈전성향 때문인 것으로 설명된다. 또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권장한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과 항생제 아지스로마이신(azithromycin)은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다.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은 요즘처럼 코로나19 감염이 유행하는 심각한 시기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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