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시기상조’ 발표에 이낙연·이재명 ‘엇갈린 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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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지금은 말할 때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새해 첫날 통합을 이유로 사면론을 꺼내들었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법원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대단히 엄하고 무거운 형벌을 선고했다”며 “선고가 끝나자마자 사면을 말하는 것은, 사면이 대통령의 권한이긴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에게 그런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 당내 책임론 직면할 듯
이 지사, 정치 공세 거세질 전망

여야 모두에서 민감한 이슈인 사면론을 거론한 이 대표가 청와대와의 교감이 없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는데, 문 대통령이 “솔직하게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다”며 사면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힌 터라 친문(친문재인)계 등 당내 주류의 반발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 여권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이 대표 ‘책임론’을 언급하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반대로 사면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경우 이날 문 대통령 언급으로 지지층 선호도가 올라갈 가능성이 커졌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사면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할 경우 ‘전 국민 지원금’ 등으로 당과 신경전을 벌인 이 지사가 곤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는데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이 지사의 경우 사면에 대해 “나까지 입장을 밝히는 건 대통령께 부담을 드리는 것”이라고 밝혔고, 이후에는 “나쁜 일을 했으면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고 사면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사의 정치 행보는 더욱 공세적으로 바뀔 공산이 크다. 당장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늘 대통령님께서 최근 보수언론과 촛불 개혁 방해 세력의 시비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반면 이 대표의 경우 지지층의 마음을 돌리는 데 당분간 공을 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이 대표는 이날 새해 첫 지역 일정으로 여권의 심장부인 광주를 찾았다. 이 대표는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중계방송을 시청한 뒤 오후 광주로 내려가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 대표는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 도중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뜻을 존중한다”고 했다. 민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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