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더딘 백신 공급…코로나 종식 여전히 '꿈'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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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구 7.3% 접종에 그쳐
유럽은 접종중단 사태 빚어져
EU-영국, 국가간 갈등으로 비화
아프리카 등은 2023년 접종 예측


전세계적으로 백신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코로나19 종식은 여전히 요원한 실정이다. AFP연합뉴스 전세계적으로 백신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코로나19 종식은 여전히 요원한 실정이다.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물량 부족으로 접종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백신 보급이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백신 보급을 놓고 국가간 갈등이 빚어지기도 하면서 코로나19 종식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까지 세계적으로 백신 9410만 회분이 접종됐다. 세계인구 100명당 1.2회분가량 접종된 셈이다.

이처럼 기대보다 백신접종 속도가 빠르지 않은 이유는 백신 부족이 주원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최대 피해국’ 미국이 대표적이다. NBC방송에 따르면, 미국 50개주 전체가 백신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31일까지 백신 4993만 회분이 배포됐고, 이 가운데 3112만 회분이 실제 접종됐다. 미국이 주요 제약사에 주문한 백신량이 12억 회분임을 감안하면 매우 적은 수치다. 미국의 인구 대비 접종자 비율도 다른 국가와 비교해 떨어진다. 미국은 백신을 한 차례라도 맞은 사람은 인구의 7.3%로, 이스라엘(33.8%)과 아랍에미리트(UAE·29.7%), 영국(12.6%), 바레인(10.9%) 등보다 낮았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미국 보건의료체계가 중앙집중형이 아닌 데다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이를 보완하는 백신 보급계획을 세우지 않은 탓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한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행정부는 구체적인 지역사회 백신 배포계획이 없었다고 밝혔다.

유럽은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접종중단 사태가 빚어질 정도로 백신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는 유럽연합(EU)과 영국 간 갈등으로까지 비화했다.

EU는 지난주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옥스퍼드대와 함께 개발한 백신을 애초 약속한 양보다 적게 납품하겠다고 하자 유럽에서 생산된 백신이 영국으로 수출되는 것을 막겠다고 했다가 비판받고 이를 철회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애초 약속한 양의 절반 정도지만 지난주 제안한 양보다는 900만 회분 늘어난 양을 EU에 공급하기로 하고 EU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유럽에서 생산되는 백신이 영국에 수출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갈등은 간신히 봉합됐다.

하지만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85개국은 2023년까지 광범위한 백신접종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일부 중소득 국가와 대부분 저소득 국가는 코백스(COVAX·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에 의존할 것”이라며 “부국을 위한 백신 생산과 보급이 늦어지면 코백스를 통한 백신 공급이 늦어져 빈국에 백신이 늦게 도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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