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학생은 왜 ‘러브레터’를 골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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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관객영화제’ 참석자가 관객 얼굴 사진을 부착한 게시물을 보고 있다. 모퉁이극장 제공

‘오겡끼데스까~~’

한국에서 일본영화붐을 일으킨 영화의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1995)가 있다.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의 설경을 배경으로 첫사랑의 풋풋함을 떠올리게 하는 청춘 영화다. 한국에서는 1999년 개봉해 많은 사랑을 받았고, 지난해 12월에도 재개봉했을 정도로 ‘겨울 영화’의 대명사가 됐다.

‘제6회 관객영화제’ 1일 개막
상영 전 토크 프로그램 생중계

이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했을 당시 태어나지도 않았던 10대 학생이 영화제 프로그래머로서 ‘러브레터’를 상영작으로 선택했다. 1일 열린 6번째 ‘관객영화제’의 첫 번째 관객 프로그래머 동주여고 신채은(17) 학생은 “단순히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선정했다”면서 “결국 가족, 연인을 포함한 모든 사랑에 관해 이야기하는 영화라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1일 오후 6시 부산 중구 신창동 BNK부산은행 아트시네마 3층 모퉁이극장에서 ‘관객영화제’의 막이 올랐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오후 9시 이후 프로그램 진행이 어려워지면서 먼저 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영화를 상영했다. 부산시가 청년 커뮤니티 거점 공간으로 개소한 아트시네마 내 ‘청년작당소’에 관객들이 모였다.

전문 프로그래머가 선정한 최신 영화는 아니지만 관객이 직접 상영 작품을 선정하고 진행하는 취지에 공감한 관객이 한둘씩 자리를 잡았다.

모퉁이극장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된 이 날 토크 프로그램의 사회는 부산에서 활동하는 청년활동가 2명이 맡았다. 대학생 강연 기획 동아리 ‘볼쏘시개’ 대표로 활동하는 박채령(23) 씨와 모퉁이극장 ‘문화모이단’ 청년 서포터즈로 활동한 대학생 이승우(25) 씨다.

관객 프로그래머 신채은 학생은 “학교 스마트폰 영상제에서 ‘여고괴담’이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받았는데 이 작품을 보고 모퉁이극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연출가가 꿈인데 항상 카메라 뒤에 있다 카메라 앞에 서려니 어색하기도 하지만 좋은 경험이 됐다”고 전했다.

이날 ‘관객영화제’ 첫날을 시작으로 6일까지 매일 다른 관객 프로그래머가 선정한 1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주유신 영산대 웹툰영화학과 교수가 뽑은 ‘눈길’(2015)은 2일 상영했으며, 김유성 ‘문화모이단’ 단원의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2010)는 3일 상영한다. 주경업 부산민학회 회장의 인생 영화 ‘마부’(1961)는 한국영상자료원의 도움으로 4일 모퉁이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5일에는 권현준 커뮤니티시네마네트워크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 선택한 독립영화 ‘내가 사는 세상’(2018), 마지막 날인 6일에는 시민 김금옥 관객 프로그래머로서 선정한 소피 데라스페 감독의 캐나다 영화 ‘안티고네’(2019)가 상영된다. 매회 토크 사회자도 달라진다. 첫날과 마찬가지로 토크는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글·사진=조영미 기자 mi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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