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수치 국가 고문 ‘손발 묶기’ 수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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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을 수출입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 1일 비상사태 선포 이후 치러질 총선에서 수치 고문이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도록 옭아매기 위한 첫 단계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불법 워키토키 사용 혐의 기소
15일까지 구금할 명분 만들어
실형 땐 내년 총선서 역할 못 해

4일 민주주의 민족동맹(NLD)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미얀마 경찰은 전날 수치 고문에 대해 불법 수입된 워키토키(휴대용 소형 무선 송수신기)를 소지하고, 이를 허가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했다. 이로서 미얀마 군부는 오는 15일까지 수치 고문을 구금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었다. 또 수치 고문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장 징역 3년 형에 처할 수 있어 이르면 1년 뒤 치를 총선에서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도록 발을 묶어놓을 수 있다.

NLD가 문민정부 시대를 열 수 있게 된 2015년 총선에 이어 지난해 11월 총선에서도 압승할 수 있었던 것은 전면에 나선 수치 고문의 대중적인 인기 덕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군부는 NLD의 기세를 꺾기 위해 후속 조처를 할 가능성이 높다. dpa 통신에 따르면, 전날 군부가 수치 고문을 반역죄로 기소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이야기들이 SNS상에서 나돈다고 보도했다. 반역죄 형량은 최소 20년에서 사형까지다. 래리 제이건 미얀마 전문가는 AP 통신에서 “미얀마 군부는 권력 장악을 합법화하기 위해 수치 고문을 비롯한 NLD 지도부에 대한 법적인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얀마 쿠데타와 관련해 긴급 회의를 소집했음에도 중국과 러시아의 미온적 반응으로 성명을 내지 못하자 유엔은 쿠데타가 실패하도록 국제사회의 압박을 결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3일(현지시간) “이번 쿠데타를 무산시킬 만큼 미얀마에 충분한 압박을 가하기 위해 국제 사회 및 모든 주요 관계자를 결집하는 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여진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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