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으로 ‘박’ 터지는 부산시장 보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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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16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선관위에서 선관위 직원이 전광판 숫자를 ‘D-50’으로 바꾸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50일 앞으로 다가온 4·7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후보 간 공방 격화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국민의힘 이언주 예비후보가 같은 당 박형준 예비후보에게 파상공세를 퍼부으며 본격적인 ‘집안싸움’을 시작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MB) 전 대통령 시절 국가정보원 불법사찰 의혹을 고리로 박 후보를 겨냥하며 다소 불리한 선거 구도를 흔들고 있다.

▶관련 기사 4·5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마련한 후보 간 1 대 1 맞수토론이 분위기 전환의 방아쇠를 당겼다. 이언주 후보는 지난 15일 맞수토론에서 부산 현안에 국한된 주제를 다소 벗어나 시종 공격적인 태도로 박형준 후보를 몰아붙였다. 17대 국회의원 시절 박 후보를 곤경에 빠트렸던 ‘바다이야기’ 의혹, MB정부 시절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을 옹호했던 박 후보의 행태 등을 거론하며 전방위 공세를 펼쳤다. 당 평가단은 해당 의혹 제기를 무난하게 받아넘긴 박 후보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 후보는 공세를 멈추지 않을 태세다.

바다이야기·게임쇼 참관 논란
4대강 불법사찰 관여 주장 등
여도 야도 선두 박형준 ‘저격’
박, 대응 자제… 선거 영향 촉각

이 후보는 토론회 직후인 15일 밤 페이스북에 ‘바다이야기 아류작 마도리(사행성 게임명) 돕다 뇌물 받은 사람이 박형준 후보의 선거 참모’라는 글을 올린 데 이어 16일 <부산일보>가 진행한 라이브방송 ‘매운맛 인터뷰’에서도 “박 후보는 국회의원 시절 스크린 경마협회 업주에게 2000만 원을 받아 라스베이거스 게임쇼에 갔고 이후 게임산업진흥법에 우호적인 발언을 계속했다”고 주장하면서 “보수가 혁신해야만 민주당을 이길 수 있는데 이렇게 가서는 민주당을 못 이긴다”며 박 후보에 대한 거친 공세를 이어갔다. ‘흠결 많은 박 후보로는 본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프레임으로 열세인 경선 구도의 반전을 노리겠다는 셈법으로 읽힌다. 박 후보 측은 논란의 확산을 의식해 맞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같은 당 후보를 겨냥한 무차별 난사는 당의 본선 경쟁력을 크게 훼손시킬 수 있다”면서 ‘박 후보가 최대 고비를 맞았다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박 후보가 ‘MB 실세’ 프레임에 갇힐 경우 본선 경쟁력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불거진 MB정부 시절 국정원의 불법 사찰 의혹을 놓고 박 후보를 연일 정조준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정무수석비서관, 사회특별보좌관 등 청와대 핵심으로 활동했던 박 후보가 해당 내용을 몰랐을 리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이날 박 후보가 청와대에 근무할 당시 국정원이 4대강 사업 반대 환경단체를 불법사찰한 결과를 보고받았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박 후보가 불법사찰 결과를 보고받았는지, 아니면 자신은 그저 이름뿐인 실세였는지 명확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재차 공세를 폈다.

이와 관련, 이날 국회 정보위 업무보고에 나선 박지원 국정원장은 여야 의원들의 불법사찰 관련 질문에 “MB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실 또는 박형준 수석이 관여돼 있다는 근거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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