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공·단일화·무관심… ‘삼각파도’ 앞에 선 박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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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박민식 예비후보가 1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김대중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의 불법도청 내용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관련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는 국민의힘 박형준 예비후보가 ‘삼각파도’와 맞닥뜨렸다. 여권과 당내 경쟁자 등의 협공이 시작됐고, 당내 경쟁 후보들의 단일화가 성사단계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박 교수는 과연 삼각파도를 극복하고 부산항에 무사히 귀항할 수 있을까. 50일도 채 남지 않은 부산시장 보선의 큰 관심사이다.

민주당·당내 경쟁후보 연일 공세
박민식·이언주, 25일 전 단일화
국민의힘 지도부는 ‘묵묵부답’
MB정부 ‘국정원 사찰 의혹’ 관련
박지원 국정원장 “연루 확인 안 돼”

우선 더불어민주당 등의 ‘박형준 때리기’가 예사롭지 않다. 이명박(MB) 정부의 국정원 사찰 문제를 계속 거론하면서,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박 후보와의 관련성에 집중하고 있다. 박지원 국정원장이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박 후보 연루의혹은 확인 안 된다”는 공식 답변을 내놨지만 공세가 그치지 않고 있다. 급기야 MB 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낸 이재오 전 의원은 18일 “박 후보는 성격상 법에 어긋나는 일은 근처에도 안 갈 사람이고, 오히려 그런 거 못하게 할 사람”이라고 박 후보를 옹호했다.

박 후보와 불편한 관계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조차 “1위를 달리는 박 후보를 흠집내겠다는 의도가 훤히 보이는 작태”라고 쏘아붙일 정도이다. 박 후보와 경쟁하는 국민의힘 박민식 예비후보도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중 정부 때 국정원에서 조직적 불법도청이 있었다”며 “박지원 원장은 정치공작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서울 여의도 정가에선 박 후보와 관련한 제2·3의 의혹이 터질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집권세력이 일부 언론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의혹 관련 문건을 흘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안팎의 파상공세에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당내에선 “울산시장 선거 개입사태가 부산에서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민식·이언주 후보의 ‘후보 단일화’도 추진된다. 두 후보는 합동토론회가 실시되는 오는 25일 이전에 단일화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악조건에도 ‘박형준 대세론’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박 후보는 올 들어 실시된 모든 여론조사에서 선두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국회의원과 청와대 정무수석·홍보기획관, 국회 사무총장, 대학교수 등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이면서 토론에 능숙한 박 후보가 어떤 결론에 이르게 될지 주목된다.

권기택·민지형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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