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사태에 與 ‘추-윤’ 재판 될까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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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으로 검찰 고위직 인사를 둘러싼 정권 내 충돌이 표면화되면서 여권은 예상치 못한 악재의 출현에 당혹감을, 야권은 여권 내부의 갈등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대여 공세의 호재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8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신 수석의 사의 표명을 두고 “대통령 최측근 핵심의 반란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정과 인사를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 비정상이 너무 빈발하니 임명 한 달밖에 되지 않은 민정수석이 반기를 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안에 신 수석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해 “신 수석을 사실상 허수아비로 만들어 놓고 사의를 만류하는 언론플레이”라며 “청와대의 저의가 빤히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검찰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주도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마자, 검찰 출신 민정수석을 ‘패싱’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라고 검찰의 월성원전 수사에 대한 불만이 이번 검찰 인사에 반영됐다고 의구심을 보였다.

야 “대통령 최측근 핵심의 반란”
여 “패싱 아냐, 결자해지 필요”
이용구 법무차관 불출석 놓고
여야 논란에 국회 법사위 파행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당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추미애-윤석열 사태’의 재판이 될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특히 4·7 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이번 파동이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신 수석의 사의 철회 등 조기진화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경기도당에서 열린 4·7 재·보선 출정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자 “빠르게 해결되길 바란다”고만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신 수석이 검찰과 소통하며 박 장관과 개혁을 이뤄낼 유일한 인물이다. 물러나면 엄청난 후폭풍이 있을 것”이라며 “신 수석이 패싱당한 게 아니다. 결자해지하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18일 국회에서 법무부 정부 과천 청사로 돌아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신 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마음이 아프다. 보다 더 소통하겠다"며 "신 수석과 이번 (검찰 고위급) 인사와 관련해 여러 차례 만났고 얼마든지 따로 만날 용의가 있다. 민정수석으로 계속 계셔서 문재인 대통령 보좌를 함께 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 과정에서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검찰총장이든 민정수석이든 다소 미흡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등 몸을 낮췄다.

이날 신 수석 사의 표명과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 논란 등을 두고 여야의 충돌이 예상됐던 국회 법사위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불출석 문제로 파행했다. 이 차관은 이날 오전 법사위 법무부 업무보고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고열 증세를 이유로 불참했는데, 야당 의원들은 이 차관이 택시기사 폭행 사건 등에 대한 추궁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출석을 회피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여야 의원들 간에 논란이 이어지자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오전 회의를 중단했고, 법사위는 22일 다시 회의를 열어 법무부 등의 업무보고를 받기로 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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