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부터 식용·약용으로 활용… 냄새만 빼면 이로운 게 100가지 ‘일해백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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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이야기] 5000년 역사 가진 마늘

마늘(사진)이라면 가장 먼저 경남 남해가 떠오른다. 겨울 해풍을 견디고 자란 남해 마늘은 알이 단단해 맛이 남다르기로 유명하다. 남해군이 최근 지역 대표 특산물인 마늘을 명품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대국민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전 세계 마늘 생산량은 2018년 기준으로 2800만t에 이른다. 중국이 2200만t으로 가장 많다. 인도는 170만t, 방글라데시는 50만t 등이다. 마늘을 좋아하기로 유명한 우리나라의 마늘 생산량은 고작(?) 36만t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 언제 마늘이 들어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삼국사기>에 ‘입추 후 해일에 마늘밭에서 후농제(後農祭)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는 걸 보면 이미 이때부터 마늘이 약용이나 식용으로 이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집트와 인도에서는 이미 5000년 전, 바빌로니아는 4500년 전, 중국에서는 2500년 전에 마늘이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BC 2500년께 만든 고대 이집트 왕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잘 보존된 마늘이 발견되기도 했다.

마늘은 예로부터 약용은 물론 식용 재료로도 사용돼 왔다. 고대 이집트인은 피라미드 시대부터 마늘을 두 가지 용도로 활용했다. BC 1150년 무렵 이집트의 파피루스에 심장이상, 두통, 상처, 벌레 물린데 혹은 암 등에 마늘을 활용한 처방 22개가 기록돼 있다. 고대 이스라엘인은 몸을 더 튼튼하게 해서 일할 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마늘을 먹었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은 마늘에 자양강장 및 질병치료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현대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그리스 의사 히포크라테스는 폐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마늘을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로마 의사 디오스코리데스는 혈관을 정화하는 능력을 가진 마늘의 효능에 중점을 둔 책을 쓰기도 했다.

마늘은 냄새만 빼고는 이로운 게 100가지라고 해서 ‘일해백리(一害百利)’로 불린다. 이에 걸맞게 현대 학자들은 마늘의 효능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마늘은 심장마비, 동맥경화증, 관상동맥심장병 등 순환기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게 밝혀졌다. 또 고 콜레스테롤, 고혈압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마늘은 특정 암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 알려졌다. 알코올 때문에 손상된 간을 회복시켜 주는 효능도 갖고 있다. 심장 손상을 막아주기도 한다.

올해는 가격 하락 및 노동력 부족으로 우리나라의 마늘 생산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마늘 농가의 어려움이 크다는 이야기다. 남해의 명품 브랜드 사업이 잘 진행돼 마늘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남태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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