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백신 국내 출하, 사회지도층이 '접종 불신' 해소 앞장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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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코로나19 백신으로 허가받은 아스트라제네카가 24일 출하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위탁생산한 이 백신은 총 78만 명분으로 경북 안동에서 생산해 전국 각지의 보건소와 요양병원으로 보내진 뒤 26일 오전 본격적인 접종에 들어가게 된다. 부산에도 25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3만 2000여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도착한다. 부산 1호 접종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요양병원과 요양 시설 등 65세 미만 우선 접종자 2만 4962명이 대상이다. 백신 출하식에 참석했던 정세균 국무총리가 강조한 것처럼 온 국민이 손꼽아 기다렸던 백신인 만큼 이번 접종이 희망의 봄을 꽃피울 씨앗이 되기를 기대한다.

집단면역 목표 달성 위해 백신 신뢰 중요
접종 계획 차질 없도록 온 국민 힘 모아야

현재로선 코로나19 사태를 벗어나는 방법은 전 국민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이 거의 유일하다. 정부가 세운 목표대로 오는 11월까지 국민 70%가 항체를 보유하는 집단면역을 형성하려면 백신 공급에 차질이 없어야 하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데, 지금 여야 정치권에선 볼썽사납게 ‘1호 접종’ 공방을 벌이질 않나, 대한의사협회는 중대 범죄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의사의 면허를 제한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백신 접종 협력 중단’ 엄포까지 서슴지 않는다. 이 모두가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국민 불신 해소에 솔선수범해도 모자랄 판에 백신 접종이 정쟁의 도구가 되고,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협박 수단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

백신에 대한 국민 신뢰가 방역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 백신 접종 계획의 성공을 위해서는 막연한 불안감과 공포를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접종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만 하더라도 고령층에 대한 임상실험이 부족한 것일 뿐 국제적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공인받은 제품인데도 접종 여부를 놓고 혼선을 빚으면서 국민 불신이 가중됐다. 심지어 영국 스코틀랜드 시민을 대상으로 실제 접종한 결과에 따르면 백신 접종 뒤 입원 위험은 아스트라제네카가 화이자보다 낮았다.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지도층은 백신 접종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더욱 신중한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백신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문제는 국민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만큼 투명하고 일관된 메시지 송출이 필요하다. 허위 사실과 정확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하는 일이 절대 있어선 안 된다. 우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 접종 일정이 늦은 편이다. 공연한 정쟁으로 시간만 끌어서는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든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서라도 집단면역 형성에 나서야 할 것이다. 부산시에서도 접종 계획에 한 치의 차질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코로나를 퇴치하고 우리의 소중한 일상을 하루빨리 회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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