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 가야 되는데 막힌 돈줄, 해운대구 신청사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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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청이 올 4월 말까지 현 청사 활용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를 하는데, 재송동 신청사는 재원 문제로 이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구청 청사 전경. 김경현 기자 view@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는 부산 해운대구청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기존 청사가 좁고 낡아 재송동으로의 이전을 추진하면서 기존 청사 활용 방안 논의까지 시작했는데, 예산 길이 막혀 버렸다. 옛 한진CY부지 개발이 전격 보류되면서 이전 예산으로 기대했던 공공기여금 확보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해운대구청은 26일부터 4월 30일까지 ‘중동 해운대구 청사 활용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를 한다고 24일 밝혔다. 재송동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면서 기존 청사를 공공시설로 활용할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현 청사 주변 공동화와 지역 경제 침체를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 공모는 기존 청사 건물을 활용할 시설 종류, 리모델링 디자인, 사업 방식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심사를 통해 금상은 1000만 원, 은상은 500만 원, 동상은 200만 원, 아이디어상은 50만 원을 상금으로 준다.

2024년 재송동으로 이전 추진
‘옛 한진CY’ 기여금 충당 계획
사업자 보류 결정에 ‘안갯속’
‘현 청사 활용안 공모’ 구청 당혹

구청사 이전은 해운대구의 숙원 사업이다. 1981년 해운대구 중동에 문을 연 현 청사는 낡고 좁아 직원뿐만 아니라 민원인들까지 불편을 겪는다. 연면적 1만 721㎡에 이르지만 내진설계가 이뤄지지 않아 2016년 정밀점검에서 안전진단 ‘B등급’을 받기도 했다. 청사 이전에는 1171억 5000만 원 정도 필요할 것으로 해운대구청 측은 추산한다.

해운대구청은 2024년까지 신청사 완공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갖고 이번 공모를 계획했다. 공모는 최적의 기존 청사 활용 방안을 장기적으로 고민하게 만드는 동시에 신청사 건립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지난해 10월 시작한 ‘해운대구 신청사 건립 타당성 조사’는 늦어도 올 4월에는 마무리될 전망이다. 해운대구청 재무과 한인석 주무관은 “지난달 29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서 현장 조사를 나와 현 청사와 재송동 신청사 부지 등을 점검했다”며 “건물 노후화와 공간 부족이 심한 상황이라 예정대로 중앙투자심사가 이뤄질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관건은 재원 확보다. 해운대구청은 부산 첫 사전협상제로 진행되는 옛 한진CY부지 개발의 공공기여금 등에서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당초 한진CY 공공기여금은 1000억 원대에서 2600억 원으로 예상보다 많아진 상황”이라며 “신청사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 공공기여금이 투입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진CY부지 개발이 표류하면서 당장 재원 확보가 여의치 않게 됐다. 사업자인 삼미디앤씨가 최근 부산시에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보류를 요청한 것이다. 건축법 시행령 일부개정령 입법예고에 따라 사업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해당 부지 개발에 대한 공공기여금 규모가 크게 늘어난 데다 생활형숙박시설을 주거용도로 쓸 수 없도록 규제가 강화하면서 사업성이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사업이 향후 순탄하게 진행된다고 해도 해운대구 신청사 건립 용도로 공공기여금을 확보할 수 있느냐도 미지수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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