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황’에도 지난해 신규 창업 오히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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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 불황’에도 신규 창업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의무화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청년 창업이 늘어난 영향도 크다. ‘비대면’ 생활방식에 맞춘 온라인 관련 창업이 많고, 취업이 잘 되지 않으니 자연스레 창업으로 방향을 튼 경우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전통 제조업과 대기업에만 의존하는 경제에서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산업을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경제로 체질이 바뀌는 과정에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24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창업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에서 창업한 기업은 8만 6597개였다. 이는 2019년에 비해 16.8% 늘어난 수치다. 전국적으로는 148만 4667개 기업이 창업해 2019년 대비 15.5% 늘어났다. 부산도, 전국도 사상 최대치다.

중기부 발표 ‘창업기업 동향’
부산·전국, 전년보다 역대 최고 증가
부동산·전자상거래업 등 크게 늘어
제조·숙박·음식·서비스업은 감소

우선, 코로나로 경제 전반이 타격을 입은 지난해 이처럼 창업기업이 늘어난 것은 부동산업 증가에 따른 영향이 컸다. 지난해에는 주택임대소득 과세에 따른 사업자등록 의무화로,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이 크게 늘었다. 전국 부동산업 분야 창업기업은 43만 7853개로 전체 창업기업의 29.5%에 달했다.

그러나 부동산업을 제외해도 지난해 창업기업이 전년 대비 4.1% 늘었다. 이는 창업기업 증가율이 마이너스였던 2019년(-4.4%)보다 오히려 더 증가한 수치다.

부동산업을 제외하면 비대면 생활방식 확산에 따른 전자상거래 창업 증가가 눈에 띈다. 유통업체의 거래가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전자상거래업은 전년 대비 56.4%나 늘었다. 기술창업도 정보통신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등 지식기반서비스업이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3.8% 증가한 22만 8949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수일 부산시 일자리창업과장은 “코로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창업이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늘었고, 기술기반 창업만 봐도 부산은 한 달에 1000개가량 창업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연령별로는 전국 30세 미만 청년층 창업이 전자상거래업(56.8%), 정보통신업(11.4%)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19.1%)했다. 60세 이상 고령층도 기존경력을 활용한 정보통신업(46.5%), 전문·과학·기술업(31.7%) 등에서 크게 증가했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는 “해마다 보육 기업 수가 늘고 있는 추세이며, 코로나 사태를 맞으면서는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창업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기업 수가 줄어든 부문은 코로나 영향이 컸던 제조업과 숙박·음식업, 개인서비스업 등이었다.

최헌 부산경제진흥원 일자리창업본부장은 “비대면을 중심으로 산업 수요가 늘고 인력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코로나 상황에서도 틈새에서 크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은 것에서 보듯 산업 구조가 앞으로 많이 바뀔 것이고 지금은 바뀌는 과정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의 창업기업 수는 4년 연속 인천에 뒤져 전국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창업기업은 경기도가 43만 1992개로 가장 많았고 서울(30만 9896개), 인천(9만 7059개), 부산(8만 6597개) 순이었다.

김종우·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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