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경의 부동산 이야기] 분양가 급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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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건설부동산팀장

지난 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제도 개선책 발표로 전국이 시끄러웠다. 분양가 급등이 예견될 만한 내용이 많이 담겨 있었다. 분양가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해 민간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주변 시세의 85~90%를 상한으로 고려’한다는 문구가 불을 확 지폈다. 주변 시세와 동떨어지는 분양가를 현실화한다는 해석에 건설업계는 반색했지만, 무주택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결론적으로 85~90%는 말 그대로 상한선일 뿐, 심사제도 개선에 따른 분양가 급등은 없을 전망이다. 22일 공개한 HUG의 새로운 분양가 산정방식은 우선, 주변 비슷한 조건(입지·사업안정성·단지특성)의 분양사업장과 10년 이내 준공사업장을 한 곳씩 정해 분양가격을 산출, 높은 가격을 택한다.

계산법은, 각 사업장의 평균분양가에 해당지역(구·군)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가격변동률을 곱한다. 예를 들어 5년 전 준공된 비교사업장의 당시 분양가가 3.3㎡당 1000만 원이고 5년 동안 해당 구·군 아파트 가격이 10% 상승했으면, 기준 가격은 1100만 원이 된다. 여기에 해당사업장과 비교사업장의 심사평점 차이에 따른 가감률(계산법 비공개·최대 플러스 마이너스 5% 추정)을 곱하면 최대 분양가격이 나온다. 다만 산출가격이 해당사업장 반경 500m 이내 준공 후 20년 이내 아파트(100세대 미만 제외) 평균 시세의 85~90%(조정대상지역 90%, 투기과열지역 85%)를 넘진 못한다.

부산지역 분양가격이 몇 년째 정체된 상황에 비교 대상 아파트의 가격변동률이 아니라 각 구·군 주택가격변동률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큰 폭의 상승은 힘들다. 최근 1년 동안 부산 부동산 가격이 10.5% 반짝 급등하긴 했지만, 3년 기준 3.4%, 5년 기준으로는 10.9% 상승에 불과하다. 구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최근 분양된 아파트보다 훨씬 높은 분양가를 적용받기는 어렵다. 이에 상한 90%를 적용받는 사업장은 드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부산지역 분양시장 최대어인 동래구 온천4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장 ‘래미안 포레스티지’의 경우도 주변에 가장 좋은 조건인 명륜힐스테이트2차(분양가 1609만 원, 동래구 가격변동률 9%)를 적용하더라도 기준가격은 1750만 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HUG의 설익은 발표가 혼란만 부추긴 셈이다. 또 시행세칙이 공개됐어도, 비교대상지 선정 방법과 심사평점 가감률 등 명확하지 않은 기준을 두고 건설업계와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혼란은 여전하다.

him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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