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른 맞고 걱정 털고 싶어” “이상 없는지 확인하고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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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시민 반응

코로나19 1차 예방접종에 쓰일 백신이 25일 오전 부산 금정구보건소에 배송돼 관계자들이 백신을 보관 냉장고로 옮기고 있다. 부산에서는 26일부터 3월 10일까지 요양병원 189곳과 요양시설 106곳의 만 65세 미만 환자·입소자·종사자 2만 4962명을 대상으로 1차 예방접종을 실시할 예정이다. 정종회 기자 jjh@

26일 국민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시민 반응은 엇갈린다. “얼른 맞고 걱정을 털고 싶다”는 기대와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맞겠다”는 불안이 뒤섞여 있다.

정부와 방역당국은 일시적 이상반응은 있을 수 있지만 백신에는 문제가 없다며 접종을 독려한다.

25일 부산시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6일 오전 9시 부산에서 첫 백신 접종이 이뤄진다. 25일 부산 16개 보건소와 15개 병원에 6900명분의 백신이 도착했으며, 27일에는 부산 172개 병원에 2만 5800명분의 백신이 들어온다. 코로나19 발생 1년여 만에 백신 투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셈이다.


“가짜뉴스 등 퍼져 불안감 증폭”
“100% 신뢰 않지만 접종할 것”
요양병원 환자 부작용 걱정
정부 “기피하면 집단면역 불발”

정부는 올 9월까지 전 국민 70%(3627만 5000명)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치고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백신 접종에 대한 시민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70%에 속하고 싶지 않다’는 의견과 함께 ‘얼른 백신을 맞고 싶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대부분이 백신에 대한 불안은 갖고 있다. 시민 김예정(32·부산 해운대구) 씨는 “백신에 대한 가짜 뉴스가 퍼지고 이상증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에 백신 접종에 불안감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일괄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돼 주변에서도 백신이 확실히 안전한지 우선 지켜보고 싶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시민 백진우(47·부산 금정구) 씨는 “괜히 백신을 먼저 맞았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하느냐”며 “상당수 시민이 백신을 맞은 뒤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마음 편하게 접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반면 백신을 맞겠다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시민 홍진원(52·부산 금정구) 씨는 “백신에 대한 신뢰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보다 백신에 대한 근거 없는 불안감이 도를 넘어서는 것 같다”며 “코로나 확산이 지속하는 만큼 백신을 얼른 접종받는 게 마음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요양병원에 가족을 둔 이들은 ‘아나필락시스’ 등 이상증상을 우려하기도 한다.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에 지역 요양병원과 요양 시설 등 환자, 의료진 중 65세 미만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아나필락시스는 백신 접종 후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이상반응으로, 특정 약물 투약 등으로 전신에 나타나는 알레르기 반응이다. 부산의 한 재활요양병원에 어머니를 둔 시민 유 모(38) 씨는 “몸이 편치 않은 어머니가 먼저 백신을 접종받았다가 이상 반응이라도 생길까 걱정스럽다”며 “‘백신에 문제없다’는 정부의 설명을 믿고 있지만,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정부도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는 상황을 인지하고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받을 것을 당부한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철저히 과학과 사실에 근거해서 백신을 바라봐 달라”며 “국민들이 백신을 믿지 못하고 기피할수록 집단 면역은 허상에 불과하다”고 당부했다.

방역당국은 만일 백신 예방접종 후 사망 시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이 확인되면 4억 3000여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는 보상 계획도 내놨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4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접종부위 통증이나 발열, 피로감 등 반응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수일 내로 증상이 사라진다”며 “접종 전후로 아나팔락시스 등에 대한 응급처치를 위한 의료인이 주변에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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