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결과 존중한다”더니… 장관 바뀌자 태도 돌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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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당초 ‘검증위 발표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던 국토교통부가 이달 들어 가덕신공항 사업의 ‘문제점’을 담은 분석보고서를 국회 국토위 위원들에게 돌리는 등 가덕신공항에 강하게 반대하고 나선 배경은 무엇일까.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17일 총리실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은 확장성 등 미래 변화에 대응이 어렵고 지자체 반대 시 산악장애물 제거가 필요해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발표하자 “검증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김현미 장관도 “검증위 결과를 수용하고 앞으로 관계부처, 국회와 협의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변창흠 장관이 1월 초 새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기류 변화가 생겼다. 변 장관은 청문회 때 “검증 결과를 존중하며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달 초 그는 국회에서 “검증위에서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만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신공항을 바라보는 입장이 완전히 달라진 것. 이날 손명수 2차관은 “아직 백지화된 것은 아니다”고 답하기도 했다.

변 장관은 주택전문가이지만 항공분야는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임명됐다. 문제는 항공이 주택보다 더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데 있다. 공항건설, 국제항공협정, 항공기 운항 등 전문지식이 없으면 판단할 수 없는 내용이 상당수 있다. 장관 임명 후 국토부 관료 주장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새 장관이 오면서 국토부 항공 관료들이 가덕신공항 반대에 똘똘 뭉쳤다는 분석이다. 손 차관은 공항항행정책관과 항공정책실장 등을 거치면서 ‘인천공항 우선주의’로 일관한 인물이다.

국토부가 법제처 유권해석에 반발하는 내용도 이번 자료에 포함됐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법제처에 지자체 협의주체와 협의시기 등에 대해 질의를 했다. 이에 국토부는 “법제처가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하는 내용으로 회신함에 따라 다시 법령해석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법제처는 24일 “국토부 문의에 법제처가 답변을 회피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당시 국토부 질의는 정식 법령해석을 요청한 것이 아니어서 법령해석을 답변할 수 없음을 통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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