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으론 목돈 어림없다” 직장인 10명 중 4명 ‘가상화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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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거센 가운데, 직장인 10명 중 4명 꼴로 가상화폐에 투자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급만으로는 목돈 마련이 힘들어 투자를 시작했다’는 답변이 다수를 차지하면서도 정작 투자자의 절반 이상이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가상화폐 투자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855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암호화폐 투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40.4%가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는 가상화폐를 지칭하는 또다른 표현이다. 연령별로는 30대(49.8%)가 가장 많았고, 이어 20대(37.1%), 40대(34.5%), 50대 이상(16.9%)의 순이었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 조사
연령별론 30대 49.8%로 최다
500만 원 미만 투자가 ‘대부분’
투자 기간 짧을수록 손실 많고
절반 이상이 손해 봐 ‘주의를’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이유는 ‘월급만으로는 목돈 마련이 어려워서’가 전체 응답자의 53%(복수응답)를 차지했다. 이어 ‘소액으로도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서’(51.1%), ‘24시간 연중 무휴로 거래할 수 있어서’(29.4%), ‘주변에서 많이 하고 있어서’(27.5%), ‘안하면 나만 손해인 것 같아서’(27.4%), ‘직장 생활과 병행이 가능해서’(24.4%) 등의 순으로 많았다. 가상화폐에 투자하지 않는 응답자(1106명) 중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41.3%가 향후 ‘투자하고 싶다’고 밝혔다.

투자자 대부분은 ‘코린이(코인+어린이)’였다. 전체 응답자의 평균 투자기간은 10개월 수준이었다. ‘1개월~6개월 미만’이 43.1%로 가장 많았고, ‘1개월 미만’도 23.8%나 됐다. 이밖에 ‘6개월~1년 미만’(10.7%), ‘3년 이상’(7.2%), ‘2년 6개월~3년 미만’(5.3%) 등으로 대답했다.

수익을 본 투자자(47.5%)보다 손실을 본 투자자(52.5%)가 더 많았다. 특히 가상화폐 열풍에 뒤늦게 투자에 뛰어든 사람들의 손실비율이 컸다. 투자 기간별 손실비율을 살펴보면 ‘1개월 미만’이 69.1%로 가장 많았고, ‘1개월~6개월미만’(53.6%)이 뒤를 이었다.

이들이 가상화폐에 투자한 총 투자 원금은 평균 917만 원이었다. 일부 고액 투자자들의 영향으로 평균 투자금액이 올라갔지만, 실제로 대다수(68%)는 500만 원 미만으로 투자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100만 원 미만’(34.8%)이 가장 많았고 ‘100만 원~500만원 미만’(33.1%), ‘500만 원~1000만 원 미만’(11.3%), ‘1000만 원~1500만 원 미만’(7.3%) 등이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외 다른 가상화폐(알트코인)까지 병행투자하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평균 투자 화폐 개수는 4.2개였다. ‘2~5개’를 투자 중인 직장인이 과반수(65.8%)였으며, ‘1개’(16.3%), ‘6~10개’(13.1%) 등의 순이었다.

한편 정부는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20%의 세율(지방세 제외)로 분리과세할 방침이다. 가상자산에 대한 법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세금을 매기는데 대해서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실제로 현행 세법은 도박이나 뇌물 등 불법적인 소득에 대해서도 세금을 매기고 있다.

당초 여당은 이러한 정부의 방침에 찬반 목소리가 엇갈렸지만, 점점 ‘과세’ 쪽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가상화폐 투자 소득에 대해 과세는 해야 한다. 따로 조세를 감면하면 국가가 수익을 보장해주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건 특혜를 달라는 얘긴데 그럴 순 없다”고 말했다.

김덕준·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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