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학대로 세상 떠난 여중생 2명…"계부 처벌해 주세요" 청원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사건 현장에 마련된 추모공간. 연합뉴스 사건 현장에 마련된 추모공간. 연합뉴스

충북 청주에서 여중생 2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숨진 여학생 중 한 명의 계부를 처벌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이들 여학생들은 생전에 계부로부터 성폭행과 학대를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두명의 중학생을 자살에 이르게 한 계부를 엄중 수사해 처벌해주세요' 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게시글을 통해 "최근 친구 사이인 여중생 2명이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다"며 "가해자는 이 중학생 중 한 명의 계부로, 의붓딸을 학대하고 딸 친구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용기를 내 피해 사실을 신고했지만, 계부에 대한 (구속)영장은 '보완수사'를 이유로 기각됐다"며 "구속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얼마나 큰 무력감과 공포감을 느꼈을지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이어 "어린 학생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아간 계부에게 엄벌을 내려달라"며 "학생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가해자를 엄벌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청원은 16일 오후 1시 기준 1만5000여 명이 동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5시11분께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중학교 2학년인 A양과 B양이 쓰러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도중 숨졌다. 현장에서는 이들이 남긴 유서가 발견됐다.

A양과 B양은 학교는 다르지만, 친구 사이였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은 성폭행 피해로 학교 위센터의 문을 두드렸고, B양은 학대 문제로 심리적인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은 B양의 의붓아버지 C씨다.

몇 개월 전 C씨가 자신의 집에 놀러 온 A양을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수사 과정에서 C씨는 의붓딸인 B양을 학대한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은 C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지난 3월께부터 검찰에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여러 차례 신청했지만 매번 반려됐다.

검찰은 피해자와 주변인 진술이 일부 엇갈리는 등 일관성과 신빙성이 다소 결여돼 해당 부분을 좀 더 살펴보라는 취지로 보완수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피해자가 사망해 추가 진술 확보 등이 어려운 상황이라서 경찰 수사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