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동물 소리 번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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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양이 소리 번역 앱이 집사들 사이에서 큰 인기이다. 앱을 켜고 고양이 소리를 들려주면, 그게 무슨 뜻인지 인간의 말로 번역해 주는 식이다. “안녕” “뭐해요?” “배고파요” “나 화났어요” “아파요” “행복해요” “놀아줘요” “심심해요” 등 꽤 다양한 문장으로 해석해 준다.

집사들 사이에선 “그냥 재미로 하는 거지. 정확도가 높지는 않더라”라는 회의론부터 “우리 고양이는 잘 맞는 것 같다. 놀랍다”는 긍정론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개, 고양이가 가족의 일원이 되면서 사실 많은 반려인은 인간보다 수명이 짧은 반려동물과의 이별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어떤 조사에 따르면, 만약 반려동물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해 주길 원하느냐는 질문에 대다수가 아플 때 아프다고 말하면 좋겠다고 답했다. 아픈지 몰라 치료 시기를 놓쳐 반려동물과 준비하지 못한 이별을 할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반려동물의 의사를 좀 더 정확하게 알기 위해 반려동물 번역기는 계속 업그레이드가 되고 있다. 실제로 연구자들 사이에서 AI의 머신러닝 기능을 활용해 정확도가 높은 동물 언어 번역기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원리는 이렇다. 먼저 다양한 환경에 동물을 노출시키고 그때마다 동물의 소리를 녹음해서 AI에게 학습시킨다. AI는 다양한 환경에서 표현되는 소리를 통해 그들이 어떤 상태인지 알아낸다. 배가 고픈지, 위험을 느끼는지, 몸 상태가 좋지 않은지 등을 인식한다.

미국 조지아 공대는 양계장의 닭을 대상으로 이 같은 실험을 진행했고 차후 AI를 활용한 양계장 운영까지 가능해진다는 전망이다. 닭이 배가 고프다고 하면 AI가 그 말을 듣고 사료를 공급하고, 춥다고 하면 히터를 켜는 식이다.

고양이나 개의 경우 키우는 사람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내기 때문에 해석 난도가 조금 더 높은 편이다. 이럴 때는 반려동물 소리를 직접 녹음하고 해석을 추가해 AI의 번역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목걸이 형태의 반려동물 감정인식 기계는 80%에 가까운 정확도를 자랑한다고 한다. 자세한 문장으로 해석되지는 않고 안정, 행복, 불안, 분노, 슬픔 등 다섯 가지의 감정 상태를 표현해 준다. 반려인은 떨어진 상태에서도 연동 앱으로 반려견의 감정을 확인하고 대처할 수 있다고 한다.

김효정 라이프부장 ter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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