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마케팅?… 이해할 수 없는 ‘KT 농구단’ 수원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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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프로농구단 연고지 이전과 관련한 해명이 스포츠 마케팅 측면에서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KT 소닉붐이 18년간 둥지를 틀었던 부산 사직실내체육관.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

“스포츠 마케팅으로도 설명 안 된다.”

부산을 버리고 수원을 택한 KT의 프로농구단 연고지 이전과 관련, KT의 해명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KT가 ‘효율화’와 ‘야구단 공동마케팅’ 등을 연고지 이전 이유로 내세웠지만 다른 회사의 프로스포츠단이 몰려 있는 수원은 ‘간섭효과’가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중동원 능력에서도 부산의 경쟁력이 더 높다. 부산지역의 여론악화에 따른 KT 그룹사 매출 타격까지 예상되고 있어 무리한 농구단 이전에 대해 ‘감춰진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수원, 관중 동원력 떨어지고
야구단과 공동마케팅 방침도
6개 프로구단 몰려 ‘간섭효과’
서울·경기 노린 ‘무리한 이전’
연고지 정착제 취지 어긋나

수원은 프로스포츠단 운영을 효율화하는 데 강점이 있는 지역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원은 프로스포츠 인기의 ‘바로미터’인 관중동원 경쟁력이 낮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구단별 관중통계에 따르면 프로야구에서 수원 KT는 현재 리그 2위에 올라있지만 관중 수는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러 있다.

프로축구 K리그(1부 리그)의 경우 현재 수원은 삼성의 연고지로 인식되고 있다. K리그 3위인 수원삼성은 관중동원 2위에 올랐지만 리그 7위인 시민구단 수원FC의 관중 수(6462명)는 리그 꼴찌(12위)다. 수원FC의 관중 수는 2부 리그인 부산 아이파크(8912명)나 경남 FC(7556명)보다 적다. 수원삼성과의 ‘간섭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특히 수원은 서울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4대 프로스포츠 구단을 모두 보유해 각 프로스포츠 구단 간의 ‘간섭효과’가 크다. 수원에는 ‘KT위즈’(야구), ‘수원삼성블루윙즈(축구)’와 ‘수원FC’(축구), ‘한국전력 빅스톰’(남자배구),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여자배구)에 남자농구까지 포함돼 4개 프로스포츠 종목에 6개 구단이 집중됐다. 경기도 역시 KT의 연고지 이전으로 안양 KGC, 고양 오리온스 등 남자프로농구만 3개 구단을 보유하게 됐다. 스포츠마케팅의 효과를 높이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반면 KT 프로농구단의 부산 관중 수는 나쁘지 않았다. KT농구단은 2019~2020, 2020~2021 등 2시즌 연속 정규리그 6위를 기록했는데 관중 동원도 6위를 기록했다. 특히 프로스포츠협회의 관람객성향조사에 따르면 KT농구단의 홈 관중은 대부분 ‘지역연고’ 때문에 관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KT농구단을 관람한 이유(중복응답)에 대해 ‘내가 사는 도시를 대표하는 팀이어서’라는 응답은 63%였던 반면 ‘성적이 좋아서’(44.7%)라거나 ‘한창 화제가 되고 있어서’(45.2%)라는 응답은 50% 이하였다.

이 때문에 KT가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긴 것은 수원의 ‘지역연고’를 노린 게 아니라 서울과 경기를 노린 ‘수도권 마케팅’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KT의 수도권 마케팅에 대해선 KBL의 ‘연고지 정착제’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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