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15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8월까지 입당’ 요구에 대해 “그런 캘린더를 염두에 두고 국민의 여론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 대표가 지난 11일 당 대표 취임 직후부터 윤 전 총장의 조속한 입당을 재차 압박하면서 미묘한 신경전을 벌여 왔는데, 윤 전 총장 측이 이전보다 진일보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준석 구심력 높아지면서
‘정시출발 수용’ 입장 시사
이, 재차 빠른 결단 촉구
자체 발광론 vs 반사체론
양측 신경전 계속 이어져
국힘, 내주부터 ‘토론 배틀’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 예정대로 8월에 시작된다는 이 대표의 ‘버스 정시출발론’에 대해 이같이 밝히면서 “윤 전 총장의 시간표와 이 대표의 시간표가 상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이 대표가 경선 합류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8월 말’ 일정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셈이다. 이 대변인은 앞서 윤 전 총장의 골목상권 방문에 동행했던 시사평론가 장예찬 씨가 이 대표의 버스 정시출발론에 대해 ‘버스가 먼저 출발해도 택시 타고 목적지로 직행할 수 있다’고 받아친 데 대해서도 “장 씨는 윤 전 총장의 지지자일 뿐”이라며 장 씨 개인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이날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도 윤 전 총장을 포함한 당 밖의 대권주자들을 향해 “막판에 ‘뿅’ 하고 나타난다고 해서 당원들이 지지해 주지 않는다”며 “대선이 3월이면 6개월 정도는 당원들과 호흡하는 과정이 있어야만 나중에 적극적인 서포트를 받을 수 있다”고 재차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입당 시기와는 별개로 양측의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아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에도 비공개 외부 행보를 이어가는 윤 전 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 저항하는 이미지 말고도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며 “특별한 학습보다는 평소의 고민이 얼마나 많았나에 대해 국민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재차 냉정한 시각을 보였다. 그는 전날에도 “윤 전 총장의 반부패 이미지가 ‘자체 발광’이냐 ‘반사체’냐 (호사가들이)이야기한다”며 윤 전 총장의 대권주자로서 속히 언론과 여론의 공개 검증에 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이 대변인은 ‘반사체’라는 표현을 언급하면서 ‘이준석 현상’에 대해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중심 정치 세력의 위선과 무능에 대한 국민의 염증이 반영됐다고 본다. 국민의힘도 같이 해당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와 관련, 윤 전 총장은 지난 11일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방문한 사실을 이날 공개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다음 주부터 이 대표가 공약한 '토론 배틀'을 통한 당 대변인 선출 일정에 돌입한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인 황보승희 의원은 15일 "오는 18일 공고를 내고 22일까지 1차 동영상 접수를 받은 후 7월 4일 최종 선발하기로 했다"면서 "1차로 동영상을 심사해 100명을 걸러내고, 이후 이준석 대표가 면접을 통해 16명을 걸러낸 후 토너먼트식으로 올라가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최종 1~2등은 당 대변인으로, 3~4등은 상근 부대변인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번 대변인 공개 오디션에는 만 18세 이상이면 남녀노소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